떨어져 지낸 가족들 만날 생각에 한껏 들뜨는 연휴 전날이네요.
여러분 모두 풍성하고 여유로운 한가위 되세요 :)
오늘은 여행이야기를 해볼거예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 누굴까요?
바로 윤동주 시인이죠.
저는 한국인이므로, 역시 윤동주 시인을 참 좋아한답니다.
부암동 둘레길을 따라 쭉 걸으면 윤동주 문학관이 있는데 여러분 혹시 가보셨나요?
고즈넉하고 단아한게 윤동주님을 기리기에 맞춤한곳이니 꼭한번 시간내서 다녀오시길 추천드려요.
한국에 있는 윤동주 문학관외에,
시인이 생을 마감한 후쿠오카 형무소에도 다녀왔을정도로
(마치 그것때문에 후쿠오카에 간것처럼 쓰기는..)
저의 팬심이 꽤나 깊죠.
얼마전 교토에 다녀오게 되었는데요,
윤동주 시인이 유학했던 도시샤 대학을 찾아갔답니다.
윤동주 시인이 거닐었을 고풍스럽고 조용한 그길을 가만 가만히 걸어보니 그의 시가 절로 떠오르더라구요
다른 방문객께서는 시낭송 파일을 가지고 가서 내내 들으며 추모했다고 하신 블로그를 봤었는데 그것도 좋은 생각인것같아요.
특별히 도시샤 대학안에는 윤동주 시인과 정지용 시인의 시비가 마련되어있어요.
도시샤 대학이 기독교대학이기에 예수님외에 우상을 기릴수 없다라는 입장으로 시비건립을 반대했는데 윤동주기념사업회 에서 5년이상을 설득한끝에 세울수 있었다고 합니다
캠퍼스를 한바퀴정도 걸어도 시비가 보이지 않길래 근무하시는 분께 위치를 여쭤보았는데 묻기전에 윤동주님의 일본이름인 히라누마 도우쥬로 물어봐야 하는걸까? 고민한게 무색하게 아! 윤돈쥬! 라며 친절하게 알려주셨지요.
윤동주님께 큰 감흥이 없다고 하시더라고 학교자체가 워낙 예뻐요.
사모하는 분들이라면 시인께서 이 건물에서 수학하셨을까? 하며 발자취를 느껴볼수 있어서 가슴이 벅차오르죠
정문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조용한곳에서 시비를 만날수 있었어요.
서시가 쓰여져 있답니다.
아직 마르지않은 상태의 헌화 밑에는
일종의 방명록이 있어요
근데 막 주책스럽게 눈언저리가 뜨거워지더라니까요.
그의 슬프면서 아름다운 시와 비극적인 죽음때문에 애잔한 마음이 갑절로 들기때문인가봐요.
그의 짧은 생애.
그가 외롭지 않도록, 윤동주시인이 존경해왔다던 정지용 시인의 시비도 그 옆에 나란히 있어요
정지용 시인은 노래로도 들어봤던 '향수' 를 쓰셨죠
-넓은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생략
정지용님의 시비에는, 교토를 그린 '압천' 이라는 시가 씌여져있었어요
여기서 압천은 교토를 흐르는 카모강을 뜻한다고 하네요
저는 그들 같은 시인이 아니라, 이 벅찬마음을 무어라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역사와, 젊음과, 고뇌라는것에 대해 살아오면서 느낄수 없던 큰 울림을 받았던 시간이였답니다.
그럼 풍요로운 한가위 보내시고
제가 특히 애정하는 윤동주님의 시 한구절로 마칠게요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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