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혼속에는 하나씩 현악기가 있습니다.
어떤이의 마음속 현이 울게 되면 그 현과 같은 진동 주파수를 가진
우리 영혼의 현은 그 울음에 응답하여 울리게 됩니다.
나와 상대의 현이 멀리 떨어진 두 사람 사이에 공명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영혼의 공감"입니다 . -David Hume -
La La Land
2017년 1월이었네요.
매장 영업을 마친 후 서울에서 내려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제주살이 하고 있는 세 녀석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갔어요. 포토그래퍼가 본업인 녀석은 두번째 볼 정도로 좋은 영화라 하는데 뮤지컬 영화가 취향이 아닌 전 별 기대없이 함께 하는데에 의의를 두었죠. 워낙 유명한 영화이니 내용은 언급하지 않을게요.
마지막 10분의 클라이막스, 엔딩영상은 단순히 슬프다, 아련하다, 먹먹하다 정도로 표현할 그것이 아니었어요.
제주살이 2년차에 꽤 오랫동안 머릿속을 따라 다니던 인생고민인 "권태"로 어지간한것엔 무감각했던 제 마음에 묵직한 무엇인가가 자리잡음을 느꼈죠. 머릿속은 영상과 함께 교차되며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는 지난날 기억속의 순간들이 떠올랐고, 피아노 선율과 함께 들려오는 음악은 아련하다 정도로는 부족한 가슴을 저미는 느낌을 받았어요. 묵직한 그 무엇. 그것은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어요. 제가 가진 표현의 한계로 드러내기엔 너무나 아까운 특별한 느낌이었죠.
이례적으로 네 사람 모두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가만히 앉아있었어요. 엔딩음악이 모두 끝난 후 한 여자는 눈물을 훔치며, 세 남자는 아무말 없이 일어나 밖으로 나왔어요. 담배를 꺼내물며 짧은 감상만 나눈 뒤 세 남자는 집으로 향했죠.
마실날만 기다리던 "글렌모린지"를 꺼냈고 본격적인 영화감상평을 시작한 세 남자는 각자 가슴먹먹한 지난날의 기억을 담담하게 꺼내 놓다가 이내 울기도 하고 서로 위로하기도 하다가 새벽을 맞이했네요.
그리고 다음날 영업을 하지 않기로 결의했죠. 처음이었어요. 장사치가 예정에도 없던 휴업을 한다는 건 이전엔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말이죠.
이전에도 좋았던 우리지만 그날의 시간으로 또 한번 알게 되었어요.
같은 영화를 보고 모두가 깊은 감명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각자의 느낌과 생각과 기억은 다르다는걸.
그저 우리는 저 기억너머에 깊이 숨겨져있던 무언가를 진실로 말하고 싶을 때 거리낌없이 꺼내 놓을 수 있는 특별한 대상이라는 걸. 그리고 구지 여러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다는 걸.
Soulmate
쏠메이트님의 첫 포스팅을 접한 날 그녀가 떠올랐어요.
제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soulmate같다 말했던 x-wife.
제목부터 아이디까지 눈길이 가던차에 내용을 보고 댓글을 남겼죠.
느림을 좋아하고 게으른 천성에 비해 완벽주의 기질을 가지고 있어서 그간 커뮤니티 활동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스스로 만족을 못하면 매우 스트레스를 받는다 해야할까요. 그래서 아예 시작을 안했죠. 싸이월드부터 SNS는 물론 제가 좋아하는 야구 커뮤니티에서 댓글조차 거의 남기지 않은채 눈팅만 했던 저였죠. 그런데 이상하죠? 쏠메이트님 글에 댓글 남기는 게 참 즐거워요. 댓글 쓰는데에 부담없이 편안해요. 여전히 글을 쓰는 부담이 있고 긴 댓글을 쓰는데에만 2시간이 훌쩍 넘어가는데도 말이에요.
이것이 첫 포스팅인데 여전히 시작이란 생각은 안들어요. 무엇을 쓸까라는 생각을 하면 아직은 아득하거든요. 오늘은 단지 "문을 여시오!"라는 쏠메이트님의 권유에 잠시 문을 열고 화답만 하고 싶었어요. 해야한다는 강박, 부담이 아닌 즐거움으로 시작해도 되겠다는 마음이 들면 활짝 열어보이겠죠. 제 감각은 이성보다 진실하고 시간은 얄팍한 생각보다 현명하니까 지금은 순리에 맞게 흘러가겠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되면 제대로 인사드리고 소개도 남기게 되겠죠.
제겐 공명의 울림이 있는 몇 가지가 있어요.
"Damien Rice"가 그렇고 영화 "Closer" "La La Land" 가 그래요. 그 외에도 좋아하는 것은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특별함은 이것들이죠. 그래서 소중해요. 스티밋에는 유능하고 훌륭한 글을 남기는 분들이 많아 큰 도움을 받고 즐거움도 얻지만 공명의 울림은 쏠메이트님 글에서 느낍니다. 그동안 감사했고 앞으로도 좋은 이웃, 팬으로 교류하고 싶네요. 커뮤니티상에서 첫 경험이거든요! :)
p.s. 역시 전 말이 많네요. 짧은 소회를 적으려 했으나 길어졌네요. 읽을만한 글이었는지 모르겠으나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