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상황이 좀 일단락 된 듯 하다.
해열제를 교차 투여 해도 열이 내려 가지 않아 오늘 아침 소아과에 가서 상태를 말 했더니,
"어라, 그럼 그냥 목이 부어서 그런 건 아닌 거 같은데요. 엑스레이 한 번 찍어 보시죠."
기다렸다가 엑스레이를 찍고, 전리품으로 사탕을 챙겨 나온 따님을 바라보고 있자니 엑스레이 결과가 나온 모양이었다.
"폐렴 초기네요."
오.
마이.
갓.
이 때 까지 폐렴까지 안 가고 잘 지나 갔는데, 폐렴이라니......
"열이 내일까지 안 떨어지면 입원 해야 될 수도 있어요. 집에서 잘 보살펴 주시고, 월요일에 다시 오시구요."
......
아빠 속도 모르고 따님은 오늘 날씨가 좋으니 놀이터에 가야 한다며 조잘 조잘 거린다.
아빠도 그러고 싶지......
곧장 데리고 집으로 들어왔더니 따님은 시무룩한 표정이다.
안 그래도 아픈데 집에만 갇혀 있으려니 더 짜증나겠지.
밥도 제대로 못 넘기고, 물이나 우유, 과일즙 같은 것들만 먹는다.
약 성분을 보니 항생제가 더 들어가 있다.
따님은 보통 항생제를 먹을 때 입맛이 뚝 떨어지는데, 이번에는 더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억지로 밥을 먹이지 않고 그냥 먹고 싶은 것 위주로 그 때 그 때 입에 넣어 주었다.
몸은 뜨끈 뜨끈하고, 자꾸 뛰어 노는데 볼 때 마다 걱정이 된다.
폐렴인 애가 저렇게 놀아서 어쩌자는 건지......
그래도 기운 안 처지고 놀고 있으니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약 기운 때문에 졸릴텐데 자지도 않고 계속 짜증을 내길래 몇 번 받아 주다 단호하게 자라고 이야기 했다.
서러워서 엄마한테 안겨서 엉엉 울다가 이내 낮잠에 빠진다.
이러니 미움 받지...... 라는 생각에 씁쓸하게 웃음이 난다.
그래도 어쩌랴, 지금 안 자면 회복이 안 될 것 같은데.
따님을 재우고 나도 지쳐서 낮잠을 좀 잤다.
따님이 두 시간이 넘어도 안 일어나길래 옆에서 좀 소란 스럽게 해서 천천히 잠을 깨웠다.
약에 취해서 그런지 눈을 제대로 못 뜨고 엄청나게 짜증을 낸다.
그렇게 한 30분 정도 있다 보니 정신을 좀 차려서, 뭐라도 좀 먹이려고 이것 저것 물어보니 고구마를 먹겠단다.
냉장고에 구워서 얼려놓은 고구마를 녹여 한 숟갈 씩 떠 먹이니 곧잘 받아 먹는다.
약이 독해서 뭐라도 좀 먹여야 될 것 같다.
고구마 하나를 다 먹이고 물을 좀 먹이니 배가 살짝 빵빵해 진 것 같다.
다행인 건, 그러고 나서 열도 좀 내린 것 같았다.
2시간 정도 지나도 열이 올라오지 않는 것을 보고 안심을 했다.
오늘 밤이 고비인데......
밤 잠을 재워 놓고도 몇 번 씩 아이의 이마, 손, 발을 잡아 열을 확인 한다.
다행히 이 글을 쓰는 아직까지는 열이 올라오지 않는 것 같다.
내일까지만 버티면 입원 까지는 안 가도 된다......
제발, 그만 아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