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핸들을 잡고 멀리
꼬리를 흐리며 사라지는 차의 뒷모습을 보았다.
차창은 마치
곤충의 겹눈처럼-
수 백개의 눈으로 깜박이며 신호등의 불빛을 좇고 있었다.
웃으며 잠자리의 날개를 뜯는
아이의 천진함처럼
그렇게 무심하게 와이퍼가
차창 앞 유리를 쓸어 내리면
지치지 않고 상륙하는 빗방울의 군세.
투두둥
소리와 함께 엑셀을 밟으면
저마다의 궤적으로 뒤로 멀어져 가는
하루살이 처럼 덧 없는 방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