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First Thing First)
안녕하세요. @rothbardianism 입니다. 챕터 III를 번역하려고 펴보니까, 뙇! 너무 길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하고있습니다. 두 편에 나눠서 올릴지 아니면 그냥 한번에 다 할지.. 하다가 그냥 한 번에 다 해야할 거 같습니다. 평소에 라스바드의 책만 후벼파던(?) 저 인지라 이 논문을 번역하면서 미제스의 이론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거 같아서 헛된 시간은 아니라고 봅니다. 하여튼! 이제 비트코인을 위시한 암호화폐 시장이 좀 풀리고 있습니다. 어찌됐든 시장이 우상향 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제대로 된 암호화폐들만 살아남는 과정도 겪을 것이라 봅니다. 저는 작년 이맘때쯤 처음 들어왔을 때, POW 화폐 위주로 매입을 하였지만 1년이 지나고 이쪽 생태계에 종사하는 분들과 만나서 얘기하고 많이 배우다 보니, 제 포트폴리오는 자연스래 POW에서 dPOS(스팀도 그렇구요)쪽으로 기우는 추세입니다. 아무래도 효율성 측면에서 POW보다야 더 좋으니까요. 처리속도도 빠르구요. 하지만 비트코인의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데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내년에는 제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요? 참 기대가 됩니다.
III. 미제스의 회귀이론
미제스의 화폐신용이론(The Theory of Money and Credit)이 1912년에 출간하기 이전까지, 경제학자들이 흔히 말하는 한계효용혁명의 가장 중심이론인 주관주의 가치론과 한계효용이론을 화폐에 적용한 사람은 없었다. 화폐를 제외한 재화들만이 한계 효용이 있었다. 그들은 한계효용을 통해서 수요와 공급을 설명했는데, 화폐에는 적용하지 못한다고, 적어도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되었다. 만약에 한계효용이 화폐에도 적용된다면, 화폐에 대한 수요는 오롯이 시장에 유통되는 모든 재화들을기준으로 분석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경제학자들은 시장의 모든 재화가 화폐를 기준으로 분석이 된다면, 화폐는 시장의 모든 재화를 기준으로 분석이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된다면 이건 순환이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화폐는 인간행동학적 이론에서 분리되었다.
미제스의 업적은 바로 순환논리를 피하면서도, 한계효용론을 사용하여 화폐의 수요를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었고, 이 수요는 시장에서 유통되는 여타 다른 재화와 같다는 사실을 찾아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화폐에 대한 수요는 미래에 사용하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하였다. 화폐의 수요는 그 화폐를 가져서 다른 재화와 교환하려는 수요와 그 화폐를 가지고 있으려는 보존하려는 수요로 구성된다. 미제스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추가함으로써 순환논리를 극복하였다: 화폐의 가치는 주관적이게 다른 재화를 기준으로 매겨지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존재했던 객관적인 가격을 통해서 가치가 생긴다. 즉 다시 말해서, 오늘날 주관적이게 생기는 화폐의 교환가치는, 어제 그 화폐가 가졌던 객관적인 가치를 기준으로 생긴다. 이것이 회귀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맹거가 이런 이론에 기초는 제공했지만, 맹거의 기여는 화폐의 주관적 가치를 설명하기엔 부족했다. 미제스는 그의 책 화폐신용이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맹거를 포함해서 그의 사상을 따르던 사람들도 화폐의 가치에 대한 문제를 풀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좀 더 큰 관점에서 얘기 하자면, 그들은 고전적인 관점들을 체크하고 발전시키는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정작 대답해야 할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않았다: 무엇이 화폐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인가? (The Theory of Money and Credit, 1912, P.116).
그의 책 화폐신용이론에서, 그동안 화폐 가치에 대한 잘못된 개념들을 능숙한 솜씨로 나열했다: 화폐의 가격은 화폐 생산의 비용에서 비롯된다는 개념, 화폐 소득대비 실질 소득에서 비롯된다는 개념, 그리고 주류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어떠한 수학적 공식에서 비롯된다는 개념.
하지만 미제스가 주장한, 화폐의 수요는 어제 화폐의 가격으로 알아볼 수 있다는 이론도, 비평가들에 의하면, 한 가지 문제가 남았다: 만약 어제 화폐의 가격으로 현재 화폐의 수요를 알아볼 수 있다면, 이 것은 끊임없는 회귀로 이어지지 않는가? 우리는 언제까지 "어제"로 돌아가야 하는가? 미제스는 무한대로 회귀를 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느 지점까지 회귀를 하다보면, 순수 물물교환경제로 도달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오늘날 화폐로 여겨지는 그 상품은 그냥 화폐로써의 가치가 아닌 순수 상품으로써 가치가 있을 것이기에 무한대로의 회귀는 필요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화폐의 원초적인 수요는 그 상품을 직접교환만이 이루어지던 물물교환경제의 마지막 날에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회귀이론은 결국에 인간행동학적 연역추론법이다. 하지만 회귀이론이 두 가지 요소가 합쳐진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화폐의 한계효용, 그리고 화폐의 기원에 대한 생각. 두 번째 요소가 결국 왜 무한대의 회귀가 이루어지지 않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이다. 이 두 번째 요소에 대해서 미제스는:
만약 화폐의 객관적인 교환가치가 시장에서 상품으로써 가졌던 원초적 가치라면, 객관적인 가치를 가지지 않은 한, 화폐가 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The Theory of Money and Credit P.110).
미제스의 이 문단은, 기존에 화폐가 존재하지 않았던 순수한 물물교환경제에서 나온 새로운 화폐 기원이 기존에 상품으로써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즉 어떻게 물물교환 경제에서 화폐경제로 바뀌어 왔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단을 미래에 모든 화폐들도 원초적인 가치가 있는 상품이어야만 한다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회귀이론은 모든 화폐의 기원에 대한 설명이 아니다.
당연히 미제스는 불환지폐와 같은 새로운 교환의 매개는 어떤 가격 틀에도 맞춰질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경우엔 한 번도 상품인 적이 없기 때문에 상품으로써 원초적인 가치가 없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역사적 관점에서 봤을 때, 불환지폐를 위시한 여타 종이화폐는 실물화폐와 교환되기 위해서 나왔다. 오직 이런 경우에만 그 종이화폐는 신뢰를 얻을 수 있었으며, 대중들에게 새로운 화폐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미제스는 그 종이화폐가 굳이 실물화폐와 교환될 수 없더라도, 대중들이 끊임없이 신뢰한다면 계속 화폐로써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회귀이론은 왜 어떠한 화폐들이 만들어 졌는지, 왜 그들이 계속 화폐로 받아들여지는지, 왜 그들이 기존에 존재했던 화폐를 대체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하는 이론이 아니다.
왜냐하면 분명히 그 원초적 가치가 없는 화폐들도 계속해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확실하게도, 이전의 실물화폐와 교환성을 법으로 보장받은 법정화폐의 경우 더이상 실물화폐와 교환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하더라도 그 가치는 법으로 보장을 받는다. 이러한 경우엔 이전 통화들과 가치 연결이 단절된 경우에도 계속 화폐로써 작용한다 (즉 회귀이론만이 화폐의 지속성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할까? 사람들이 계속해서 받아줄 것이라는 강한 심리적인 작용 때문이다. 신용 화폐의 경우를 보자. 신용 화폐가 쓰일 수 있는 이유는 개개인들이 이 화폐를 타인에게 줘도 그들이 받아줄 것이라는 강한 믿음 덕분이다. 그리고 법정 화폐도 이런 메카니즘으로 계속 작동되지만, 우리는 과거에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경험했고, 그 경험이 바로 법이 그 법정 화폐의 가치를 보장할 것이라는 강한 심리적인 작용을 사라지게 하였다.
새로운 화폐를 받아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인간행동학적 질문이 아니다. 그 전에 존재했던 화폐와 교환될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로운 화폐에 대한 신뢰도를 줄 지 모르고, 법적으로 선포하는 것이 화폐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인간행동학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인간행동학은 새로운 화폐가 원초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는 한, 등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원초적인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시장의 당사자들이 재화나 용역들을 새로운 화폐를 바탕으로 계산할 수 없다. 그러므로 화폐의 가치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선 오직 직접교환을 통해서 가격을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 회귀이론의 핵심이다.
화폐신용이론이 출판되고, 많은 경제학자들은 미제스가 새롭게 등장한 종이화폐가 기존에 있던 화폐들을 어떻게 대체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실패했다고 미제스를 비판했다. 실제로 독일의 화폐 렌텐마르크(Rentenmark)는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던 지폐 마르크를 대체했다. 이 렌텐마르크는 객관적인 가치가 존재하지도 않고, 상품으로써 가치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말했듯 이러한 비판은 잘못된 비판이다. 왜냐하면 언급했던대로 어떤 화폐가 또 다른 화폐를 어떻게 대체하는지에 대해선 회귀이론이 다룬바가 없기 때문이다. 회귀이론은 그저 새로 등장한 화폐가 시장에서 다루는 재화와 용역의 가치를 계산할 때, 그 새로운 화폐 이전의 화폐의 가격이 적용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렌텐마르크 또한 그러했다.
하지만 렌텐마르크가 생기고 나서는 꽤 흥미로운 심리학적 현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Brsciani-Turoni 가 설명했다:
"1923년 10월부터 11월초 까지 종이 마르크는 신뢰를 잃었다. '아무 종이나, 일정한 가치가 적혀있다면, 종이 마르크 보다 더 많이 받아질 정도였다.' 그정도로 종이 마르크의 가치는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렌텐마르크의 이름이 종이 마르크에서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대중들은 이것이 기존의 종이 마르크와 다르다고 생각했고 신뢰하기 시작했다.
렌텐마르크가 시장의 재화를 계산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사람들이 종이 마르크를 썼을 때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기존의 기억들, 즉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도래하기 전의 기억들이 렌텐마르크로 하여금 화폐의 구실을 하게 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회귀이론이 말하는 바와 상응한다. 하지만 렌텐마르크가 시장에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진 이유는 순수히 심리학적 요소 때문이다.
가장 최근을 예시로 든다면 유로화가 있겠다. 유로화는 기존에 존재했던 유럽 국가들의 화폐를 대체했다. 회귀이론은 만약 유로 이전에 화폐들이 없었더라면, 유로는 화폐의 구실을 할 수 없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제외하고도 유로가 사람들에 의해서 받아질 수 있는 이유는 여타 다른 거래에서도 유로는 받아질 수 있다는 사실 덕분이었는데. 이것은 심리학적인 요소, 법적인 요소, 그리고 정부에 보증 등과 같은 여러가지 요소들이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예시들이 비트코인이 회귀이론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하기엔 부족하다고 반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비트코인은 어떠한 법적인 선포나 비트코인 이전의 화폐의 가치로 가격이 보증된 것도 아니다. 회귀이론 그 자체로는 비트코인이 화폐가 될 수 있느냐 아니냐를 검증할 수도, 그렇다고 부정할 수도 없다. 어떠한 화폐를 회귀이론으로 다룰 땐 심리적인 요소들도 같이 검토를 해야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