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같은 SNS의 피드를 손으로 쭉 내리다 보면 가끔 병원 광고가 슥 하고 나타나곤 합니다. 무슨 무슨 이벤트, 특가! 이런 문구들이 이용자들을 유혹합니다. 마치 지금 당장 클릭해서 신청하면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 특혜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주로 질환에 대한 치료 보다는 교정, 쌍꺼풀, 코수술과 같이 미용 치료에 관한 광고들이 많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게.. 미용 치료는 개인이 그 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치료이고, 또 그동안 해당 치료에 별 생각이 없었던 사람들도 광고로 마음을 움직여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치료이기 때문이겠죠.
광고 하는 병원들이 몇 안됐던 시절엔 사람들도 병원 광고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었겠지만, 이제는 병원 광고들이 너무 많이 눈에 띄니 사람들도 조금씩 의심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SNS나 블로그, 때로는 여러 플랫폼에 광고를 많이 올리는 병원들은.. 결국 그 광고비를 치료비에 얹어 비싼 치료비를 받는 거 아닌가? 하고 말이죠.
그런데 알고 보면 또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지하철 광고판에 ‘무슨 무슨 치료가 ~만원!’ 이라고 저렴한 치료 비용을 내세우는 문구의 광고들 보셨을 겁니다. 그런 병원들이, 찾아가서 치료 상담을 받아보면 실제로도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혼란이 옵니다. 의심을 불식시킬만큼 실제로도 치료 비용이 저렴하니까요. 물론 진단 결과에 따라 광고에 나온 것과는 조금 차이가 나겠지만.
또한 그런 병원에 가 보면 환자들도 북적북적 많아서 예약 하기 힘든 경우도 생길 겁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완벽한 곳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가격 저렴한 건 둘째 치고 광고를 많이 하든 어떻든 잘하니까 그렇게 환자들로 넘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럼 이쯤에서 아마도 <그럼에도 광고 많이 하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말아야 하는 이유> 같은 반전의 내용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 하셨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현실은 늘 그렇게 무 자르듯 딱 잘라 볼 수 있는 게 아니죠.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에 싸고 좋은 건 없다. 비싸고 나쁜 건 있을지언정..."
여기에 한마디 붙이고자 합니다.
"그런데 의료에 있어서는 잘 모르겠다"
광고를 많이 하는 병원들은 의료 인력 인건비와 값비싼 장비 비용 등 고정비가 많이 나오는 곳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투자를 많이 했고, 비용이 많이 나가는 병원이라는 뜻이죠. 이런 병원들은 많은 환자를 치료해도 소수의 환자를 치료할 때와 비교해서 진료의 질이 거의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당초 수용 가능한 환자 수가 많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런 병원들은 광고를 통해 많은 환자를 유치할수록 이익이 급격히 올라 갑니다. 그러면서 가격도 낮출 수가 있는 겁니다.
그러나 그만큼 돈되는 치료를 환자들에게 권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높은 수준의 매출을 올려야 적자를 면할 수 있기 때문이죠. 환자가 처음부터 그런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할 케이스에 해당 된다면 이 경우 치료 가격 각각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니 환자들에게도 이익이겠죠. 허나 문제는 그렇지 않은 환자들입니다. 무리하게 돈되는 치료를 환자들에게 권한다 해도, 이를 검증하기가 쉽지 않을 테니까요.
어떤 병원이 있습니다. 이 병원은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하여 그만큼 많은 환자를 유치 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치료 가격도 획기적으로 낮췄죠. 그런데 속을 알고 보면 여러가지로 문제점이 보입니다. 이 병원의 의료진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바뀝니다. 많은 환자를 봐야 하는 등 노동 강도가 세기 때문입니다.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경우 자기 담당 의료진들이 자꾸 바뀌면서 치료가 계속 늦어지고 때로 제대로 된 치료 결과가 나오지 않는 등 피해를 보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환자들이 많고 꽤 유명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해당 병원이 하는 치료는, 환자들 중 80프로 정도의 케이스에서는 누가 해도 별 문제가 없이 원활히 잘 끝나는 치료 입니다. 이른바 '쉬운' 케이스인 셈이죠. 나머지 환자들 20프로의 케이스는 꽤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특별히 잘하는 의료진이 필요하죠. 그래서 항상 문제는 이 20프로 환자들 안에서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 병원은 그에 맞는 대비책을 모두 갖추어 놓고 있습니다. 소송 전담팀도 있고, 환자들의 불만을 들어주고 그에 맞는 금전적 보상을 해주는 팀도 따로 있습니다.
집단지성의 힘을 믿고자 사람들이 이 병원에 대해 검색을 해 보아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손을 쓰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점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또한 성공적으로 치료를 끝낸 80프로의 환자들이 자신의 치료 후기를 쓰면 그에 걸맞는 마케팅적 보상을 해주는 병원의 시스템 덕분에 긍정적인 환자 후기들은 점점 더 많이 퍼지고 있죠.
실제로 몇몇 의료 분야에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피해를 보는 환자들의 수가 늘 소수이기 때문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을 뿐이죠.
물론 광고를 많이 하지만 그만큼 의료진들의 실력이 좋고 치료 비용도 저렴한 병원들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광고만 놓고 봐서는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광고와 실제 서비스의 질이 별 관계가 없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의료일 겁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광고를 하지 않는 병원 중에 좋은 병원을 찾는 것은 어쩌면 지금과 같은 모바일 시대에는 더욱 어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냥 차라리 광고를 적극적으로 하는 병원 중에서 고르는 것이 머리 복잡하게 생각 안하고 가장 편리한 방법일 수도 있어요. 어차피 각 병원의 속내를 속속들이 아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니까요.
그렇다면 그냥 광고 많이 하는, 치료비가 저렴하다는 병원 중에 하나를 고르기로 결정했다고 합시다. 이 때 어떤 기준을 놓고 병원을 선택해야 할까요? 몇 가지 참고할 사항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충분히 돌아다니며 자신이 '쉬운' 케이스에 해당하는 지를 확인할 것.
교정, 성형 수술, 안과 수술, 피부과 치료에도 어려운 케이스가 있고 쉬운 케이스가 있습니다. 충분히 병원을 돌아다니며 자신이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꼭 확인하세요. 위에 언급 했듯이, 쉬운 케이스에 해당할 수록, 누가 하든 좋은 치료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아지니까요. 반면 어려운 케이스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면... 솔직히 광고 많이 하는 병원은 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 가격 상담은 만만한 실장과 해라.
이건 안비밀인데.. 이미 눈치 챈 분들도 계시겠지만 광고 이벤트 신청으로 내원하나, 그냥 바로 예약 잡고 내원하나.. 가격은 결국 거의 비슷하게 맞출 수 있습니다. 광고 많이 하는 대형 병원들의 경우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실장들을 고용해서 고객을 대하도록 시스템을 짜 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기가 세고 자신을 위축되게 만드는 실장은 무조건 피하세요. 가격은 고객이 세게 나가면 어떻게든 최저가로 맞출 수 있습니다. 애초에 병원마다 나름의 최저선을 정해놓고 있거든요. 단 기 센 실장과는 힘들겠죠? 그리고 어깨 펴고, 당당히 요구하세요. 병원에서 말하는, '지금 안하시면 이 가격에 못해요' 라는 말은 거의 대부분 거짓이고, 실제로 나중에 한다고 했을 때 그 가격으로 안해준다면 그냥 다른 병원 가세요. 병원 실장들도 노련한 사람들 많습니다. 딜 하기 어려운 실장이 있는 곳은 그냥 피하세요.
(3) 치료 받기로 결정 했으면, 그냥 믿을 것. 실력 검증 못 함.
치료 받기로 결정 했으면... 그냥 치료가 잘 될 거라 생각하고 믿으시는 게 맘 편할 겁니다. 그 병원에서 공개하는 자료들로는 왠만해선 의료진의 실력을 검증 못합니다. 별 상관이 없다고 여기는 것이 나을 거에요. 의료진을 대했을 때의 자기 직감을 믿는 것이 더 나을 겁니다.
(4)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는 병원은 피해라.
진료실에서의 말, 상담실에서의 말, 데스크에서의 말이 다른 경우가 있어요. 조직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는 곳입니다.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병원 내 구성원들의 근무 환경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좋은 직원과 실력 있는 의료진들이 일하기 힘든 곳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곳은 일단 피하세요. 그 병원은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놓치고 있는 곳이라는 반증입니다.
(5) 내 사정 안 봐주는 병원은 피해라.
자신 있는 병원은 절대로 환자를 닥달하지 않습니다. 느긋하고 여유 있게 환자들의 상황을 참작해서 기다려 주죠. 치료 받기로 결정 했으면 본인의 현 상황을 말하고 최대한 치료 계획과 스케쥴을 조율 하세요. 병원 스케쥴대로 안따르면 뭔가 문제가 생긴다고 말하는 곳이 분명 있을 겁니다. 그 곳은 그런 말을 하는 해당 직원이 실적 압박으로 쫓기는 곳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 걸로 실적 압박 주는 병원은 제대로 돌아가는 병원이라 할 수도 없고, 의료진들의 실력과 환자를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 아닐 가능성도 높습니다. 항상 상식선에서 생각 하세요. 고객, 환자에 대한 배려는 상식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