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권력의 이동 과정 : 가상 화폐와 관련하여.

rextoys(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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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jpg

역사적으로 부와 권력이 기존의 기득권 집단에서 신흥 세력 집단으로
넘어간 사건은 무척 많았다. 단순히 A 나라의 왕과 B 나라의 왕이 싸워
A 혹은 B나라가 상대 나라를 점령한 사건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왕족 끼리의 싸움에서 한 왕족이 이긴 것은 사실은 같은 기득권 집단 간
싸움에서 특정 그룹이 승리를 쟁취한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예를 들어 A 나라의 '가' 라는 왕과 '나'라는 귀족이 싸워 결국
'나'라는 귀족이 실권을 차지하는 경우를 이와 같은 경우의 좋은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실은 '가'라는 왕과
'나' 라는 귀족은 처음에 같이 손을 잡은 협력 관계였다고 볼 수 있다.
'가'라는 왕은 '나'라는 귀족의 군대 혹은 돈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래서
'나'를 끌어들여 여러 사업을 벌이거나 전쟁을 벌인다. 그 후 사업이
성공하거나 전쟁에서 승리할 경우, 여러가지 이유로 '나' 귀족이 훨씬
더 큰 이득을 얻거나 대중의 신망을 얻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곤 했다.
이 여세를 몰아 '나' 귀족이 '가' 왕을 몰아내고 왕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보통 부와 권력이 이동해온 과정이었다.

유럽에서 부르주아가 왕과 귀족을 몰아내고 신흥 세력이 된 과정도
마찬가지였다. 왕과 귀족은 전쟁을 위해, 또는 시민을 통치하기 위해
부르주아의 돈이 필요했고, 그 돈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부르주아에게
결과적으로 실권을 넘겨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 때 권력이 바뀌길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에 힘입어 부르주아가 성공적으로 구세력을 몰아
내고 새로운 부와 권력의 기득권으로 떠오를 수 있었다.

제국주의 시대에 무력을 이끌었던 정당 혹은 단체가 기존 세력을 몰아낸
과정도 마찬가지. 독일 통일, 일본의 메이지 유신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
독일의 왕은 강력한 군대로 독일 통일을 이룰 사람이 필요했고 이에
기용된 것이 비스마르크였다. 비스마르크는 왕에게 충성했지만 그가
이루어낸 통일 독일은 후에 국왕을 밀어내고 독일식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도입하게 된다.

일본의 막부 세력들은 통일을 필요로 했고 그 과정에서 덴노를 중심으로
뭉쳐 군부를 장악한 세력이 일본을 통일하는데 승리한다. 아무런 힘이 없던
덴노 세력이 역사에서 처음으로 주인공으로 등장한 순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덴노를 이용하려 했던 세력들 역시 정리되고 일본은 강력한 덴노 국가로 탄생
하게 된다.

가상 화폐의 등장은 기존 화폐 경제권에 대한 반발 의식에서 시작되었다.
금본위 제도가 폐지된 후 미 연방준비은행의 절제되지 않은 달러 발행, 도대체
리스크가 어떤 구조인지도 확인 불가능한 파생 상품들이 남발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서브 프라임 모기지 등 경제 위기를 발생시킨 원인은 기존의 화폐 시스템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열망이 결국 가상 화폐를 등장시켰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가상 화폐를 하나의 신흥 세력으로 보고 기존 화폐를 구 세력으로 본다면, 지금의
가상 화폐 열기는 신흥 세력이 구 세력을 몰아내고 부와 권력이 이동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겠다. 만약 그렇다면 과연 어떤 가상 화폐가 최종적으로 살아남을까?

기존 금융권과 손잡은 형태인 리플 처럼 중앙 집중형 화폐일 것인가, 아니면
비트코인 등 수많은 참여자들의 네트워크로 돌아가는 탈중앙 화폐가 될 것인가.

화폐 전쟁의 승자는 역사와 다를지도 모른다. 가상 화폐는 그 태생 자체가 달랐으니.

어느 쪽이 더 맞다고 생각하는지에 따라 자신의 선택을 집중할 필요가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