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로렌스 로크웰. 내 이름이었다. 난 귀족의 이름을 받아 귀족의 후손이 되었다. 그리고 6년이 지났다. 난 그날 왜 아이가 됐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왜 버려졌는지도 몰랐다. 아는 게 없었지만 사는 데엔 아무런 지장이 되지 않았다. 나는 귀족이기 때문이었다. 주운 아기라서 공식적으로는 귀족이 아니지만, 귀족으로 안정적으로 지냈다.
그날 아침에도 나는 저택 침실에서 일어났다.집은 노인이 나를 위해 지은 집이었고 방이 20개가 넘는 대저택이었다. 당연히 이 저택엔 많은 사람이 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도련님."
"응"
"도와드리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인 롤러가 나타났고 그날 입을 옷을 가져와선 입혀주었다. 난 가만히 서서 그녀가 입혀주는 옷을 입기만 하면 됐다. 그리고 칫솔도 주었다. 칫솔은 매우 비싼 물건이었다. 칫솔 하나를 만들려면 되지 한 마리의 털이 필요할 정도였다. 그러니까 칫솔은 명품이라고 할 수 있었다. 서민들은 칫솔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만 봐도 귀족인지 서민인지 알 정도였다. 그녀는 내 얼굴을 씻겨 주고는 향수도 가볍게 뿌려줬다. 귀족에게 향수는 필수였다.
귀족은 정오가 돼야 소중한 사람과 만날 수 있었다. 여섯 살인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매일 아침마다 내 몸을 치장하는 비용은 서민이 일주일 급여에 가까웠다. 나는 대단한 귀족이었다.
나는 좌석이 20여 개 되는 길쭉한 식탁에 앉아 하인들의 서빙을 받고 아침을 먹었다. 식사는 늘 호화로웠다. 내 입맛에 잘 맞았다.
"방금 연락이 왔습니다. 큰 주인님께서 낮 무렵에 오신다고 합니다."
큰 주인님은 나를 주운 노인을 말했다. 나는 노인을 '할아버지'라고 불렀다.
"정말요?"
"네. 난 책을 읽고 있을 테니까 오시면 알려줘."
"네. 알겠습니다."
하인은 인사를 하고는 몸을 돌이켜 나갔다.
난 서고에 들어가 책을 읽었다. 서고는 작은 술집 정도로 좁아서 책이 빼곡히 있었다. 귀족의 손자로 사는 건 썩 괜찮았고, 이 많은 책을 맘대로 읽을 수 있다는 것도 기쁜 일이었다. 책은 매우 비쌌기 때문에 서민은 책을 한 권도 가질 수 없기 때문이었다. 책들은 모두 필사본이었다. 최근 책은 목판으로 찍은 것도 있긴 했다. 하지만 목판으로 찍은 책이라고 해도 결코 싸진 않았다.
더욱 신기한 건, 서고엔 정령의 손으로 만든 책도 있다는 것이었다. 정령 판 책은 국보급 보물이었다. 나는 이 정령 판 책을 틈만 나면 읽었다. 지금은 할아버지 비호 아래에 귀족 대우를 받지만, 난 할아버지의 피가 아니었다. 할아버지의 자손들에겐 난 그저 단순한 식객일 뿐이었다. 나이 순서로 보자면 할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실 것이다. 그럼 난 나 자신의 힘으로 살아야 한다. 그래서 지식을 쌓기 위해 열심히 읽고 또 읽었다. 지식이라는 무기는 많을 수록 좋으니까.
"여기서 아주 사는구나, 마테오."
쉰 목소리의 할아버지가 서고로 들어왔다. 난 바로 할아버지에게 안겼다. 70이 넘은 노인과 여섯 살 소년. 누가 보면 할아버지가 손자를 귀여워하는 모습과 똑같았다.
"내려 이 녀석아. 전에도 내가 자쳤잖니."
할아버지는 얼마전 나를 안다가 허리가 나간 있었다. 할아버지는 아이의 목소리를 내며 기뻐했다. 할아버지는 '노인의 손보다 아이 손이 더 귀엽다'고 계속 말했다. 나는 한바탕 포옹했던 할아버지를 놓아드렸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무릎을 굽혀 내 눈과 자신이 눈높이를 맞췄다.
"책을 너무 많이 보면 건강이 나빠질까 걱정되는구나. 마테오."
"응"
"오늘도 책을 읽었어?"
"응. 할아버지가 모아둔 책들 덕분에."
난 할아버지의 눈을 보며 진심으로 감사의 표현을 했다. 난 진심으로 할아버지에게 감사하고 있었다. 이 서고의 책들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고, 이 책들은 할아버지가 모아두신 것이었다. 할아버지에겐 늘 감사 뿐이었다. 할아버지는 물끄러미 날 응시하더니, 선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귀족의 손자 = 귀족
나 = 나라에 세 명 뿐인, 황제에 버금가는 대 권력자의 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