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의 성현석 기자는 종종 ‘대한민국은 데모해서 세운 나라’라는 농담을 합니다. 뭐 농담이라고만 할 수는 없는게 일단 헌법 전문의 시작이 3.1운동입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http://www.law.go.kr/lsEfInfoP.do?lsiSeq=61603#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3.1운동, 그러니까 당시 전국민의 10%가 1,542회에 걸쳐 벌인 데모의 결과물로 탄생했고 그 법통을 이은 것이 우리라는 선언이 저 전문의 시작이죠. 그래서 그런지 유독 대한민국 역사상 명문이라고 할 수 있는 글들은 데모의 불길이 타오를때 탄생합니다. 재작년 가을부터 작년 봄까지 이어졌던 촛불시위 당시에 수많은 성명서들이 낭독되었죠. 전 이때 최고의 시국선언문은 신학생시국연석회의의 시국선언문이라고 생각합니다.
LGBT 혐오물을 퍼돌리는 큰 교회의 큰 목사님들의 만행 때문에 기독교라고 하면 조금 뒤로 갑니다만, 제 친구의 상당수는 기독 신자들이며 이 시국 연석회의에 참여한 신학생들이 바라는 삶을 살려고 하는 지라 구분하려고 노력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오늘 대통령의 99주년 3.1운동 기념사도 명연설이라고 꼽을 만 합니다. https://www1.president.go.kr/articles/2461 건국절 어쩌고 하는 분들이 찌그러질 만한 내용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최고의 명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3.1 독립선언문 입니다. 우리가 데모의 민족이 될 수 있었던 시발점에서 낭독했던 선언문이기도 하지만, 제국주의에 신음하던 아시아 식민지 국가들에 상당한 영향력을 주기도 했거든요. 안타깝다면... 이 명문을 20세기 초반의 언어로만 학교에서 ‘외우게 했던 거죠’.
“오등(吾等)은 자(慈)에 아(我) 조선(朝鮮)의 독립국(獨立國)임과 조선인(朝鮮人)의 자주민(自主民)임을 선언(宣言)하노라”
“우리는 여기에 우리 조선이 독립된 나라인 것과 조선 사람이 자주하는 국민인 것을 선언하노라.”란 말인데, 요즘 한자도 안 배우다보니 이 선언문이 얼마나 명문이었는지는 전달되지 않고 있죠. 오늘 3.1운동 기념식은 여러 면에서 빛났지만, 이 명문을 다시 현대적으로 되살렸던 겁니다.
이 명문, 쉽게 읽을 수 있는 현대어 버전으로 여기서 한번 읽어보시죠.
http://www.acropolistimes.com/bbs/list.html?table=bbs_12&idxno=864&page=11&total=577&sc_area=&sc_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