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werq, steemit] '생각의 가치'보다 '활동의 가격' (3/4)- 생각의 가격:어쩌면 정말로 흔한 것
'생각의 가치'보다 '활동의 가격' 글 타래
1부: 서두
2부: 활동의 가치와 폴라니
3부: 생각의 가격:어쩌면 정말로 흔한 것
4부: 상전이
시작하며: 몇 가지 질문들
내가 보기에 '생각의 가격'은 사실 스팀잇에서 꽤나 논의되었던 주제이다. "생각의 가치"에 대한 논의들이, 사실은 "생각의 가격"에 대한 논의이기도 했다. 이는 흔히들 "가치=가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다소 도발적인 질문을 하나 던져보기로 한다. 당신의 일상을 적은 일기는 과연 얼마의 가격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가. 얼마의 가격이 적정한다고 보는가. 자, 이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마음 속에 품고, 아래의 질문을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자.
당신은 그동안 현실 세계에서, (스팀잇에서 올라오는 것과 같은) 창작물에 대하여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해왔는가?
그리고 당신은 이러한 창작물에 대해서 그동안 살아오면서 실제로 얼마를 지불해왔는가?
위와 같은 두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곰곰히 생각해보고, 이제 이 글을 읽기로 한다.
개별 선택의 총합으로서의 보상
이 시리즈의 처음에서 가치는 개별적으로 부여하는 것이고, 가격은 시장의 참여자들이 이루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폴라니를 언급하면서, 스팀잇 내에서는 시장 이외에 상호성/호혜, 재분배, 교환과 같은 경제활동 또한 일어난다고 지적하였다. 사실 우리가 어떠한 글의 가격을 생각하기 위해서는, 각각 내용의 가치를 판별하고 이에 알맞는 가격을 상상한다. 같은 재화의 경우에는 수요자도 다수 있고 공급자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가격의 균형이 일어난다.
하지만 스팀잇에서 존재하는 창작물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될 수 있을까? 우리는 사실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살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재화를 구매하는 데에도 현실 세계를 기준으로 판단하곤 한다. 일반적인 글 하나를 1억원을 주고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A4 한 장 당 얼마, 혹은 책 한권에 얼마 정도 하는 기준이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유명한 잡지에 원고를 쓰면 원고료를 받고, 이러한 원고료는 아무리 비싸보았자 보통 몇 십 만원 수준이다. 물론 일반인들이 그렇게 지불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이 하나 있다. 스팀잇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vote의 갯수이고, 각 vote의 파워에 따라 보상이 결정된다. 그리고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각 개인이 느끼는 가치에 비례한 가격의 "총합"이 된다. 여기서 "총합"이라는 개념이 상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시장에서는 총합이 아니라 "균형"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창작자는 자신의 창작물이 혹은 컨텐츠가 얼마를 받아야한다고 명시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 것은 국소적인 "교환"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생각"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스팀잇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글을 쓰고 댓글을 달고 vote를 하거나 받는 것이다. 그리고 vote는 개인이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결국 적절한 가격을 생각하는 것 또한 개인과 개인 간의 일이 된다. (특히나 글에 따라서 voting power를 조절하는 것을 생각해보라.) 가격의 일부를 각 개인들이 보태고, 이는 개별 선택의 총합으로서의 보상을 의미한다. 여기서의 가격은 이렇게 결정된다.
개별 선택의 총합으로서의 보상이라는 개념은 상당히 중요하다. 기존의 전통적인 SNS에서는 (전통적이라고 붙이는 것이 좀 이상하지만 여튼 스팀잇과 비교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결국 창작자의 수입은 SNS의 공간을 기반으로한 오프라인의 명성도나 공간에 방문하는 방문자들을 기반으로한 광고 수입이었다. 그러니 어떠한 창작물에 대한 가격은, 결국 기업들이 부여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가격의 척도를 제시하는 것은 기업과 그에 해당하는 시장이었다.
스팀잇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다소 완화된다. 각 독자들이 각자의 느끼는 가치에 따라 가격의 일부를 보탠다. 가격은 총합이다. 명시적으로 창작자는 자신의 창작물이 받아야할 가격을 제시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의 보상에 잘 미치지 못하면 그만 두거나, 다른 '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소통이 될수도 있고 투자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소통과 투자는 결국 커뮤니티를 공고히 하는 활동이 된다.
생각: 흔한 것
자, 다시 이 글의 처음에 제시되었던 질문으로 되돌아가보자. 창작자들이 스팀잇에 공유하는 것은 일종의 제품이 아니다. 대량 생산가능한 제품이었다면 오히려 특허나 저작권 등으로 라이선스비를 받으면 된다. (물론 잘 되면 그렇게 될 수도 있다. 다만 스팀잇에서 창작물을 내어놓는 행위는, 1차적으로 vote를 통해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다.) 내어놓는 창작물이 상당히 실용적인 것, 돈을 벌게 해주는 것,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매뉴얼 같은 것이라면 아무래도 더 많은 보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것, 아름다움을 위한 것, 흔해 보이는 것은 가격이 생각보다 높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현실 세계를 살아가면서 이러한 창작물에 얼마 만큼을 지불하는지를 생각해보라. 우리는 대체로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흔하게 여긴다. 시집의 가격을 보라. 소설의 가격을 보라. 수필의 가격을 보라. 포스터의 가격을 보라. 그림 한 장의 가격을 보라. 스팀잇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의 분야에 이름을 남길 수 있을 정도의 생각/창작을 하지 않는 이상, "생각"은 대체로 흔하다. 그리고 흔한 것은 가격이 낮다. 가격을 다루는 우리의 인식 속에서.
소결
생각의 가격이, 오프라인 현실 세계의 그것을 뛰어 넘을 수 있을까?
사실 그 것은 우리가 생각을 '소비'하고 생각에 대해 '지불'하는 인식과 태도에 달려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과 태도는 결국 우리의 현실 세계를 절대로 무시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대부분의 자원을 현실 세계에서 얻으며, 그로부터 가격의 감각을 익히기 때문이다.
맺는 질문
- 당신의 창작물은 이제 얼마를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가?
- 당신의 창작물이 어떠한 종류에 속하는지 생각해보자. 당신은 살아오면서 이러한 종류의 타인의 창작물에 대해 얼마의 가격이 적당하다고 생각해왔으며 실제로 타인의 창작물에 대해 얼마를 지불해왔는가?
- 1번 질문과 2번 질문에 해당하는 당신의 답 (가격) 사이에 괴리는 없는가?
마지막 글은, "활동"의 "가격"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생각의 가치'보다 '활동의 가격' 글 타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