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신세계 백화점 전산실에서 근무를 할 때였고, 10층 식당가에서 먹었다는 사실만큼은분명히 기억이 난다. 그날따라 지하 식당의 음식은 질려서 못먹겠다는 팀장의 성화에 못이겨 어쩔 수 없이 가게된 곳이다. 당시 몇 푼 되지 않는 박봉의 나로서는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굳이 따로 먹기도 뭣하고 해서 순순히 따라나섰다. 음식점의 상호가 무엇이었는지, 주문 했던 연어 스테이크 요리의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다. 메뉴판에 프린트된 사진에 매혹되었다는 사실만 분명하게 남았다.
그날 이후, 오늘 처음으로 연어 스테이크를 먹었다. 대략 15년 만에 먹은 것 같다. 지금은 그렇게 한번 먹기 어려울 정도로 나의 벌이가 시원찮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싶었다. 집사람과 결혼을 하고서도 언젠가 한 번은 먹자 먹자 하다 차일피일 미루었는데, 오늘따라 집사람이 강력히도 원하기에 '그래 오늘은 먹자.' 하는 생각에 연어 고기 팩 하나와 진열장에 함께 놓여있던 드레싱과 곁들어 먹는 것도 함께 구입을 했다. 평생 처음으로 연어 스테이크를 먹게 되었다는 집사람은 홈플러스에서 쇼핑을 하는 내내 발을 동동 굴리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
집으로 돌아온 집사람은 분주하게 연어 스테이크를 준비했고, 함께 곁들일 요량으로 시금치와 양송이버섯을 올리브기름에 살짝 데쳐서 장식을 했다. 노릇하게 익은 연어 고기 위에는 타르타르 양념을 올렸는데, 연어와 함께 입안에서 씹히는 그 맛은 과연 일품이다. 집사람은 먹는 내내 맛있다고 연신 노래를 불렀고, 나 역시 참으로 오랜만에 먹는 연어 스테이크를 바삐 입에 넣었다. 곁들인 시금치와 버섯의 간도 적절하게 배었기에 급하게 먹는 바람에 금방 배가 불러왔기에 떠 놓은 밥은 채 다 먹지 못하고 남기고 말았다.
"여보, 우리, 앞으로는 연어 스테이크 자주 해 먹자."
집사람이 연어 스테이크를 먹는 중에 내게 했던 말이다. 오늘은 팩 하나로 둘이서 나누어 먹었지만, 다음번엔 각자 하나씩 먹자는 말과 함께. 평생 처음 먹어 본 연어 스테이크가 그리도 좋았나 보다. 사실 팩 하나에 돈 만 원 정도면 살 수 있는 것인데도, 왜 오래도록 그렇게 미루어 가면서 먹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스팀잇을 시작한 지, 이제 고작 너댓시간이 지났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