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마지막주, 일주일의 매우 아주 많이 짧은 방학을 갖게 되었어요. 일주일이지만 날씨가 딱 좋은 시기라서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멀지 않은 도시 홍콩으로의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그리고 마침 휴직을 하신 엄마와 함께 가게 되어 인생에서 처음으로 엄마와 단둘이 어딘가에서 외박을 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네요😊 그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여러 정보와 함께 기록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나올 글들은 여행 중 적은 일기를 바탕으로 하는 여행기입니다. 까먹고 싶지 않아 끄적이는 것이니 퀄리티가 조금 떨어질 수 있어요, 이 기록들은 나중에 내가 또 갈 때를 위해! 그리고 앞으로 여행갈 스티미언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쓰도록 하겠습니다.
- 18-03-27 홍콩의 친구가 데려가 준 빅토리아 피크와 스탠리 베이
지난 일기에서 소호거리를 파헤치듯 걷고 IFC 로 왔다.
홍콩의 IFC는 우리나라의 그, 여의도 IFC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훨씬 규모가 더 크고,
입점된 가게들도 확연히 다르다.
너무 넓어서 이 안에서 헤매게 된다.
소호를 걸으면서 오래된 골목골목을 보았다면
여기 IFC 건물 내에서는 천지삐까리 다양한 브랜드를 볼 수 있다.
엄마와 나는 이곳을 한바퀴 돌며 구경하고
커피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건물내에만 있다보니 여기가 한국인지 홍콩인지 아리까리.
홍콩 IFC mall에는 구찌나 지방시 등등 명품브랜드와 그 편집샵들이 있기도 하고, 매니아층이 꽤 있는 마쥬, 산드로같은 브랜드에서부터 스파브랜드인 자라도 있다. 또, 우리나라 백화점 1층의 모습을 닮은 화장품가게도 많다. 한국에는 공식으로 수입되지 않는 브랜드도 있으니 구경하면 재밌다. 룰루레몬도 있다구요!
(고새 옷을 사서 갈아입은 저..)
우리가 여기에서 시간을 보낸 이유는
엄마의 대학교 동창을 만나기 위해서다.
엄마친구는 20년전에 홍콩으로 와 살고계시고
이번에 우리가 홍콩에 간다고 하니 흔쾌히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해주셨다.
너무 감사한 마음을 갖고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리고 우리를 픽업해 가셔서
홍콩에 손님들이 놀러올때 가는 코스를 정석대로 밟아주겠다고 하시며
출발하셨다.
홍콩의 자동차는 일본처럼 오른쪽이 운전석이다.
첫번째 관광코스는 빅토리아 피크!
홍콩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각도가 큰 트램을 타고 피크를 올라가기 위해
한국에서 미리 표를 사오는 곳이다.
미리 표를 사왔어도 줄을 오래서기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 갈지 말지를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
피크 트램이야 예전에 타봤기 때문에 안가려는 쪽으로 마음이 더 기우는 새에
아주머니가 차로 그 언덕배기를 꼬불꼬불 운전해주셨다.
여기서 감동 머금은 말1
'아줌마, 여기 줄 마니 서야할거같아서 안오려고 했어요..근데 데려와 주시다니 완전 사랑..🧡'
엄마 친구는 현재에는 대학교때의 전공과는 거리가 멀게도
사진을 찍으신다.
아니나 다를까,
만나자마자 엄마와 나의 '같이 있는' 사진을 많이 찍어주셨다.
마주봐! 웃어! 등의
요청을 많이 하셨지만 그 모습이 재밌어서 웃으니 자연스러운 사진이 많이 나온다.
배경은 말할 것도 없이 멋지고.
(그래도 어색해서 둘다 주먹을 쥐었다..)
여기서 2차 감동 머금은 말
'아줌마 저희 엄마라면 여기서 제 사진 이렇게 못찍으셨을 거에요. 완전 잘나왔어요..🧡'
빅토리아 피크에 올라서는 이렇게 경치를 보는 곳 외에도
건물내부의 전망대와
피크 상점들이 많다. 음식점도 있고!
우리는 성격급한 아주머니 덕분에 빠르게 빠르게 움직여 이동한다.
홍콩에 놀러오신 손님들이 하도 많았는지
정해진 코스가 있는 듯하다.
하긴, 20년 사셨는데 가족들 친구들 많이 데리고 다니셨겠지.
약 40분가량 차를 타고 이동한 두번째 관광코스는 스탠리 베이!
이 곳은 홍콩섬의 중심지와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바닷가 마을이다.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중심지에서 빌딩숲을 보며 살고 싶지 않은 서양인이 대부분이다.
섬의 지형이 평지가 아닌 산, 언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차를 타고 이동할 때 빙글빙글 산을 돌아 가는 길도 많고
너무 높게 올라가 귀가 멍멍해지는 구간도 있었다.
바다를 앞에 둔 산이라니,
부산같았다.
꼬불한 1차선 산길을 운전하는 것이 부산의 느낌이었다.
심지어 낭떠러지 언덕배기에 펜스하나 없는 길을
엄청 빠르고 정확하게 운전하시는 아주머니의 모습에서 3차 감동..
'아줌마 택시 기사 같아요..🧡'
칭찬이다.
스탠리 베이는 Bay라는 이름답게 잔잔한 바다에 정착해있는 배가 많다.
요트같은 배를 상상했다면, 여기 있는 통통배를 보고 실망할 수 있지만
나름의 풍경이 만들어진다.
이 곳에서 웨딩촬영을 하는 홍콩커플들을 만날 정도로
풍경이 아름답고 건물들이 웨딩홀스럽다.
홍콩에서의 둘째날, 해가 저문다.
(그렇다고 해서 글이 끝나는건 아닙니다!!)
그렇지, 홍콩도 바닷가였다.
저녁으로는 해산물과 함께 와인 한병을 깠다.
엄마에게 이전에 얘기를 들은 적도 없고 뵌적도 없는 친구지만
타지에서 그 나라 사정을 잘 아는 분을 만나니 이렇게 든든할 수 없다.
낮에는 뚜벅이답게 걸어다니면서 소호 이곳저곳을 파헤쳤고,
오후에는 아주머니께서 호텔까지 데려다주셔서
편하게 관광할 수 있었다.
그 날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숙소에서
엄마는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하셨다.
너 엄마도 친구 있는 거 이제 알았지?
어디 외국나가서 아는 사람 한 명 있다는게 얼마나 든든한지 알아?
하시며 재잘재잘 자랑을 하신다.
가끔 우리는 엄마도 학생이었고
엄마도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
엄마의 친구를 상상해볼 때 당연히 50대의 아줌마가 떠올랐는데
오늘 본 엄마와 친구는 20대때의 아가씨 같았다.
그리고 오늘의 우리 셋은 20대 동갑의 친구가 된 느낌을 받는다.
내 단짝친구의 친구를 소개받은 것 같아
이것저것 물어보니
엄마는
'걔 한국 되게 자주와.. 너네 한국에서도 만나봐..'라고
웅얼거리며 잠드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