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냐짱에 가게되었다. 스팀잇의 대표 여행작가이신 문환님의 글을 보면서 '베트남에 처음으로 가게 된다면 냐짱으로 가도 좋을텐데' 생각했던 것이 현실이 된 것이다. 무려 10일이나 체류하게 되었다. 인턴하고 있는 연구실에서 교류하는 베트남 학교에 방문하는 프로그램에 정말 어쩌다 저쩌다 참여하게 되었고, 나를 포함해 연구실 사람 3명이 인솔자의 느낌으로 떠나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이 가기 싫어하기도 했고, 마침 휴가가 없는 나는 이 기회를 휴가로 삼고 싶어서 냉큼 가겠다고 한 것이 이런 결과를 낳을 줄이야.. 솔직히 프로그램이 5일이라 6-7일 체류를 생각했지 베트남에 10일이나 있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가장 저렴한 표를 찾다가 이런 꽉 찬 10일의 일정을 갖게 되었다0!) 9일 예약하고, 19일에 떠나 29일에 돌아오는 일정이다. 비행기를 10일전에 예약하다니! 잘 모르는 사람들과 떠나지만 휴가라 생각하니 설렌다. 그래서 일도 안되고 머릿속에 냐짱, 냐짱 생각만 가득. 예쁜 풍경 눈에 담고 본격적으로 공부 시작하기 전에 머리를 정화해야지. 다녀와서는 미국여행기도 다 써가는 참에 냐짱 여행기를 시작하면 되겠다. 삶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라지만 참 적응안되네 껄껄
그래서 지난주부터 냐짱에 가기전까지의 일은 하루종일 컴퓨터앞에 앉아 논문을 읽고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일이다. 내가 찾고자하는 내용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하루종일 눈알빠지는 일을 한다. 심지어 여기는 드라이랩도 아니다. 여태까지 앉아있지 못하는 것으로 찡찡댔다면 지금은 너무 앉아만 있는 것으로 찡찡대기 시작했다. 적성에 아주 안맞는 일은 아니지만 일을 하다보니 어떻게 대학원가지? 를 고민한다. 다른 선배님들의 실험이야기를 빼꼼 듣고 보다보면 내가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점점 사라진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데. 배우면 잘 할 수 있습니다!하고 외치던 내가 쓸데없는, 쓸모없는 패기를 부린 것같아 부끄럽다.
무력함은 둘째치고 소외감도 정신 노동에 해당한다. 익숙하지 못하고 생소한 분위기와 어색함은 어차피 잠시 들렀다 떠나는 인턴 신분에는 견뎌야하는 것이다. 또, 조직의 (임시)막내가 도와야 하는 것이 여럿 있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한다. 그러다보니 퇴근 후에는 스트레스를 풀 구석이 필요했다. 보통은 그게 운동(과 간식)인데, 한 달도 채 머물지 않을 곳에서 한 달 가격을 내고 어디가서 운동을 배우기엔 돈이 아까웠다. 그래서 다시 자전거를 타거나 공원을 돌기로 마음먹었다. 그거라도 해야 스트레스가 풀릴테니까. 더운나라 가야하니까 간식으로 스트레스 푸는 건 이제 안돼애.
항상 희망찬 내일이 있기를 기대했지만 그 '내일'은 내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을 잘 안다. 모든 일이 술술 잘 되어가고 있다고, 지금 잘되어가는 과정에 놓여있다고 믿어야지. 술마실 때 커플생기라고 불렀던 노래가 생각이 난다. 이.미.잘.된.것.같.아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