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 DEL SOL, BOLIVIA. 2017.
20X30 EPSON WATERCOLOR
케이채#KCHAE
실로 오랜만에 문화생활을 하였습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본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네요. 고백하자면 인터스텔라가 마지막이네요. 흑. 영화를 본 것은 아니고요. 케이채라는 사진가의 전시회에 다녀왔어요. 저는 잘 모르는 분인데 R의 소개로 왕왕 이름은 들어 봤지요.
버스를 타고 갔어요. 한국의 대중교통은 어디 내놔도 주눅들지 않을 만큼 체계 있는 축에 들어요. 아닌가요? 아무튼 버스 안에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굳이 비유를 하자면 ‘삶은 택시보단 버스에 가깝다.’ 택시를 잡아 타고 기사님께 목적지를 말합니다. 기사님은 목적지에 최대한 가까운 곳에 나를 내려놓지요. 버스는 어떤가요. 노선이 정해져 있고, 버스가 나를 토해내는 곳이 곧 목적지는 아니에요. 기막히게 운이 좋아 도착역과 목적지가 바투 붙어 있을 수도 있겠지만요. 보통은 목적지에 닿으려면 발품을 팔아야 해요. 생각 같아서는 지도를 펴 놓고 내게 최적화한 노선을 그리는 거죠. 지체 없이 지자체에 연락해 내 요구의 관철을 시도해 보는 거죠. 공무원이 대놓고 욕하진 않겠지만 미친 사람으로 분류되기 십상일 거예요. 제 도착역은 조계사역이었어요. 갑자기 기사님이 어딘가로부터 연락을 받았답니다. 그쪽으로 버스를 몰지 말라고요. 그 탓에 도착역이 아닌 조금은 엉뚱한 곳에서 하차하게 됐어요. 버스는 삶을 닮았어요.
전시장 가는 길에 웬 고풍스런 건물이 서 있길래 사진에 담았어요. 보시다시피 농협 건물이에요.
정리 들어갑니다.
RIO DE JANEIRO, BRAZIL. 2017.
55X336
케이채#KCHAE
인사동에 있는 전시회장에 갔더니 작가가 몸소 나와 있더군요. 케이채 씨, 푸근하니 인상이 좋았습니다. 세 보진 않았지만 대략 20개 정도의 사진이 걸려 있었어요.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사진 감상도 나름 괜찮았습니다. 요청하면 작가가 직접 작품을 설명해준다고 했지만 그만큼 적극적 자세로 감상하진 않았죠. 제가 첨부한 사진은 죄다 아이폰으로 담은 것인데 실물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네요. 사진을 사진화했으니 시뮬라크르일까요? 여튼 직접 보면 훨씬 훌륭해요.
관람료가 있을 줄 알았는데 무료더군요. 세상에 공짜가 어딨습니까. 책 한 권 사왔습니다. 제목은 『말이 필요 없는 사진』이네요. 아직 서점에 깔리진 않았대요. 찾아보니 2018년 5월 1일이 출간일이네요. 조금 훑어봤는데 사진만 찍어서 먹고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가 봐요.
제가 참새는 아니지만 그래도 방앗간을 지나칠 수 있나요.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지요. 사람들이 책을 들고 침묵에 든 모습을 보면 왠지 설렙니다. 『랩걸』 저 책 예전부터 읽고 싶었는데 직원이 따로 진열해 놨더라고요. 두 가지 형태로 출판돼 있었어요. 구매하진 않았네요. 집에 읽지 않고 쌓아 둔 책이 많아서요. 좀 더 길게 쓸까 했는데 졸려서 이만 파해야겠네요. 2018년 4월 30일, 저는 여유 있고 풍요로운 하루를 보냈어요. 그러나 선곡은 정반대입니다. 안녕히 주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