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눈에 묻은 선입감이라는 글을 썼다. 음악에서 착상을 얻어 쓴 글인데 정작 해당 내용이 누락됐다. 알코올성 치매인가. 술을 끊어야겠다. 진짜. 대학 휴학 중 아르바이트 일환으로 막노동을 한 적이 있다. 육체 노동(사실 모든 노동이 육체 노동이다)을 하는 분들에게 가졌던 내 선입견의 허상에 대해 풀어 쓴 것이 저 글이다. 노동 현장에서 나보다 연장자는 별로 없었다. 그러다 2~3살 연상(기억이 흐릿하다)인 형이 같은 팀에 들어왔다. 형은 막노동 경험이 좀 있는 듯했다. 퇴근 즈음 반장이 말했다.
"시마이해"
"형, 시마이가 뭐예요?"
"마무리하라고."
형은 자기 차를 끌고 왔다. 일과를 마친 뒤 형의 차를 얻어 타고 숙소로 내달릴 때가 제일 신났다. 더 정확히 말하면 형이 트는 음악을 들으며 퇴근하는 게 좋았다. 나는 선입관에 갇혀 있었다고 썼다. 그쪽에서 일하는 분들은 문화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자동차 스피커를 타고 Guns N' Roses의 KnocKin' On Heaven's Door가 흘러나오자 나는 형을 빤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아시는 분이 많겠지만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밥 딜런Bob Dylan이 저 노래의 원곡자이다. 나는 말했다.
"Guns N' Roses가 이 노래 부른 줄은 몰랐어요. 처음 들어요!"
원곡을 뛰어넘는 리메이크 곡은 없다지만 개인적으로 원곡만큼이나 Guns N' Roses 버전을 좋아한다.
형의 플레이리스트는 범상하지 않았다. 이어서 나온 곡은 나를 더 놀라게 했다. 신해철의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알게 된 노래였다. 고스트스테이션(SBS)인지 고스트네이션(MBC)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담이지만 나는 신해철을 보컬리스트로서보다 뮤지션이나 DJDisk Jockey로서 더 좋아했다(과거 시제인 게 슬프다). 이 노래의 도입부를 들으면, 뭐랄까 아라비안나이트가 떠오른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특이하다. 듣다 보면 중독성이 있는 노래다. 이 노래는 엄청나게 광활한 광장에서 셀 수 없을 정도로 군집한 사람들이 떼로 부르면, 그러니까 떼창을 하면 어울릴 만한 노래이다. 왜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그렇게 느낀다. 일을 그만두고 얼마 되지 않아 그 형과의 인연은 끊어졌다. 형은 전화를 걸어와 미안해하는 목소리로 내게 돈을 조금 빌려달라고 했다. 나는 똑같이 미안해하는 음성으로 거절했다. 이 상황과 노래 제목이 묘하게 겹치는 듯도 하다. Camel의 Long Goodb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