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읽은 한국일보 장정일 칼럼 엿보는 자의 일반적인 무의식에는 이러한 내용이 나온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칼럼니스트의 글에는 네 가지 'i'가 있다고 한다. 첫째, 새로운 정보가 있다(imformative). 둘째, 지적 욕구를 충족시킨다(intellectual). 셋째, 흥미롭다(intersting). 넷째, 영향력이 있다(influential). 이 비결은 이봉수의 '중립에 기어를 넣고는 달릴 수 없다 – 진보언론연구'(이음, 2017)에 나온다.
장정일의 칼럼을 챙겨 읽는 편이다. 위의 인용 문장을 불신 없이 받아들여 본다. ①장정일의 글에는 새로운 정보가 넘친다(?). 물론 이건 내가 과문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②새로운 정보라는 게 내가 몰랐던 중화요리집 전화번호 따위라면 쓸데없다. 그의 글에 포함된 새로운 정보는 (매번은 아닐지라도) 내 지적 욕구를 자극한다. 한국일보 칼럼보다는 지면 제약이 덜한 시사인 칼럼이 위 두 요건을 충족하기에 유리하다. ③장정일과의 견해가 항상 일치하진 않는다(당연하다). 그러나 그의 글은 내 생각을 비틀거나 뒤집어볼 수 있게끔 유도한다. 흥미로운 이유이다. ④는 크게 개의치 않는 요소이므로 통과. 글이 좋아 관심을 두는 칼럼니스트가 있으신가? 그렇다면 추천 부탁드린다.
P.S.
쓰려던 글이 있었는데 날아갔다. 간수하지 못한 내 탓이다. 크게 공을 들인 글은 아니었으므로 별 상관은 없다. 착상한 생각을 앉은자리에서 토해내는 글쓰기를 하는 분들도 있다. 나도 그럴 때가 있지만, 그보다는 생각을 묵히는 방식을 쓴다. 앉은자리에서 쏟아내는 분들의 생각이 여물지 않았다는 말이 아니다. 나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의 깊이를 확인한다. 위에서 언급한 날렸다는 글. 그 글의 소재가 퍽 괜찮았다면 생활하는 와중 다시 내게 찾아들 것이다. 재차 방문한 생각을 어영부영하다 활자화하지 못할 수 있다. 녀석이 될 놈이라면 걸을 때건, 설거지할 때 건, 샤워할 때건, 머릿속에 들어와 노크할 것이다. 이렇게 반복해 나를 찾는 생각을 마침내 글로 쓰면 '그나마' 괜찮은 글이 나오는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