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듣다 보면 가 보고 싶은 도시가 생긴다. 수입된 노래를 들을 때 그런 마음이 동하는 편이다. 외국어 가사이기에 노랫말을 오롯이 느끼지 못함에도 특유의 운율만으로 음악은, 음악이 지목한 도시로 나를 데리고 간다. Led Zeppelin의 Going To California나 The Eagles의 Hotel California를 들으면 캘리포니아가 궁금해진다. 미국 땅을 밟아 본 일도 캘리포니아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가진 것이 없음에도.
처음엔 로버크 플랜트의 목소리가 좋은 줄 몰랐다. 노래를 들을수록 매력적인 보컬리스트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팀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지미 페이지가 유명한 것을 알지만 기타에 문외한이라 그의 연주가 얼마나 위대한지는 잘 모른다.
(Eagles) 드러머인 돈 헨리가 메인 보컬을 맡은 게 독특하다. 드럼을 치면서 노래까지 부르기 힘들지 않을까.
대학 1학년 2학기였던 걸로 기억한다.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가 한 과목을 수강했다. 수업 첫 시간에 들어가 보니, 범상치 않은 남자 한 명이 앉아 있었다. 생김새에서 옷차림까지 (외국 말을 빌려) 유니크했다고 해야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나와 친구들보다 두 살 연상이었던 그는 우리에게 밥도 사주고 부드러운 말투로 친절하게 대해줬다. 결코 공부와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였는데 수업에 열심히 임하는 게 멋있었다. 외관에 대해 더 적자면, 외모도 준수했지만 시쳇말로 스타일이 죽였다. 과거 NBA 선수였던 코비 브라이언트의 프로 경력 초기의 헤어스타일, 한국으로 치면 개그맨 윤택의 머리스타일을 하고 (첫 대면 때 말고 후에) 나타났음에도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학기는 끝났고, 우리는 군에 입대했고 형은 학교에 남아 학사 과정을 마치고 졸업했다. 전역 후에 티비에서 형을 봤다. 가수로 데뷔한 것이다. 같이 수업 들을 때 음악을 한다는 얘기를 얼핏 듣긴 했지만 프로 가수가 될 줄은 몰랐다. 나중엔 한국 솔로 가수 중 톱클래스에 드는 사람의 앨범 타이틀곡에 피쳐링까지 했다. 별안간 형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알고 보면 싱겁다. 당시 형의 싸이월드에 걸렸던 그 곡. 나는 그 음악을 들으면 샌프란시스코에 가 보고 싶어진다. Lee Oskar의 San Francisco 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