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는 세부적으로 여러장르가 존재한다.
흔히 탐정 혹은 사건을 조사하고 진실에 접근해가려는 존재와 사건을 저지른 범인이 대립해가는 구조는 본격미스터리로 구분할 수 있다.
물론 독자에게는 추리의 단서가 공정하게 제시되어야 하고, 범인이 뒤에서 뜬금없이 나오면 안된다. 이와 관련하여 반 다인은 작가와 독자와의 페어 플레이를 지키기 위한 20칙을 정하고 이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와는 달리 사회파 미스터리는 그 사건의 범인에 대한 동기 혹은 사건 자체를 통해서 사회적 메세지등을 전달하고자 하는 성격이 크다.
예컨대 살인사건이 벌어지면 경찰의 수사, 검찰의 기소와 법정에서의 재판등등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생각할 수 있고, 이 과정속에서 법조계의 문제점 혹은 법체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적할 수 있다. 혹은 범인의 출신성분과 관련한 무언가의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등등 여러가지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추리소설을 가지고, 특히 본격미스터리로 무언가를 이야기하기란 참 어렵다. 사회파 미스터리는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 또는 범인의 심리묘사와 동기에 초점이 맞추어진 장르이기에 그에 대해 이야기할 거리가 있다. 특히나 사회적 이슈와 관련되어 있다면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본격미스터리를 생각하면, 일단 트릭과 반전이 핵심이기에 이를 빼놓고는 이야기의 핵심을 이야기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본격미스터리에서 쓰이는 트릭은 셀 수 없이 많다. 대략적으로 물리트릭, 서술트릭, 이 두가지가 주로 쓰인다. 물리적 트릭이라고 하면 흔히 코난에서는 그 낚시줄을 생각할 수도 있다. 여러 물리적 장치를 설치하거나 혹은 밀실속 살인사건에서 밀실인 상황을 연출할 때, 혹은 알리바리를 만들 때등등의 다양한 상황에서 쓰인다. 본격미스터리에서 물리트릭을 쓰지않고 추리소설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서술트릭은 작가와 독자와의 대결이다. 서술을 고정관념을 이용하거나 중의적으로 혹은 핵심부분은 일부로 서술하지 않는 식으로 독자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물론 독자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고 결말을 맞이했을때 독자는 납득할 수 있어야한다. 그래서 서술트릭을 이용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기란 쉽지않다.
서술트릭은 그 특성상 어느 책에 그 트릭이 쓰였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 반전소설이나 반전영화같은 것도 당연히 그걸 모르고 보았을 때 가장 큰 효과가 난다.
한편 본격미스터리이지만 사회파적인 속성을 가진 작품또한 많다. 그러한 작품들은 트릭도 별로고 사회파적인 특징도 별로인 그저그런 작품이거나, 트릭과 반전을 통해서 그러한 메세지 전달을 극대화하는 작품인 경우이다.
내가 추리소설계의 걸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은 크게 두가지 경우이다. 앞선 상황중 후자의 경우이거나, 트릭과 반전 하나만으로 독자를 압도하여 큰 충격과 즐거움을 주는 경우.
등장인물에 대한 심리묘사와 동기에 대한 치밀한 묘사로 호평을 받는 작품도 있긴하지만, 역시나 추리소설하면 트릭과 반전이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역시 본격미스터리 취향인 것 같다.
그런 걸작들을 말하기 위해 반전과 트릭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싶지만, 반전을 이야기한다니...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 않은 내가 쓰는 글들의 내용들이 다 겉돌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아마 그런 이유일 것이다. 물론 내가 수많은 이야기 보따리와 다식한 지식을 가지고 좋은 필력을 가지고 좋은 글을 쓴다면 참 좋을텐데...내 필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