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마이 러브NK: 붉은 청춘>은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을 그리는 이야기다. 한국전쟁 때 고향인 북한을 떠나 모스크바 유학길에 오른 청춘들이 있었다. 정린구, 김순자, 허웅배, 한대용(한진), 리경진, 김종훈, 리진황 등 총 8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모스크바 8진’이라 불린다. 인민군으로 전쟁에 참전해 혁혁한 공을 세워 ‘알짜 빨갱이’라는 신뢰를 얻어 떠날 수 있었지만 현실은 그들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또, ‘알짜 빨갱이’가 아니었는데도 모스크바로 온 사람도 있었다. 모스크바 8진은 아니지만, 8명과 함께 사진을 찍은 유일한 여성은 김순자로, 그녀는 김정일의 수학 과외 선생님으로 북한에서 매우 유명한 사람이다. 전쟁이 끝난 뒤인 1957년, 북한에서 종파사건이 일어나고 김일성은 연안파, 소련파 등 반대 세력들을 숙청했다. 모스크바 국립영화대학에서 공부하던 청년 8명은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낯선 소련 땅에 발붙일 수도 없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다.
<김 알렉스의 식당: 안산-타슈켄트>(2014),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2016)와 함께 김소영 감독의 망명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굿바이 마이 러브NK: 붉은 청춘>이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보다 먼저 찍었다.-편집자). 카메라는 모스크바 8진 중에서 살아 있는 최국인 감독, 김종훈 촬영감독, 한진 선생과 결혼한 지나이다 여사의 증언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특히 영화 속 유일한 여성은 한진 선생과 결혼한 지니이다 여사뿐이다. 8진에 속하지 않지만 그가 들려주는 한진 선생에 대한 증언이 이야기를 한데 아우른다. 특히, 지나이다 여사가 고려인인 한진 선생과 함께 모스크바 관청에 혼인 신고를 하러 갔을 때 공무원이 지나이다 여사에게 “강제로 결혼하는 거 아니냐”고 묻자 지나이다 여사가 “당신이 사랑을 아느냐”고 반문했다는 러브 스토리는 꽤 낭만적이다. 유학 시절 생활, 종파사건 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안타까움, 낯선 땅에서의 러브 스토리, 중앙아시아에서 영화감독으로서 새로운 도전 등 굴곡 많은 이들의 인생은 흥미진진하면서도 쓸쓸하다.
김성훈
*<굿바이 마이 러브 NK : 붉은 청춘> : https://www.themoviedb.org/movie/525296-goodbye-my-love-nk?language=en-US
*평점 : 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