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 리뷰]3D 옴니버스영화 <신촌좀비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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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좀비만화>는 류승완 감독의 <유령>, 한지승 감독의 <너를 봤어>, 김태용 감독의 <피크닉>, 세 단편을 모은 3D 옴니버스 영화다. 세 편 모두 3D를 활용한 방식, 목적이 제각기 다르다. 하지만 그간 3D가 액션, 블록버스터, 판타지 장르에 주로 쓰였던 반면 이 세 편은 드라마(<유령>, <피크닉>), 멜로(<너를 봤어>) 같은 장르에서 3D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3D 촬영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촬영 현장에서 입체값을 결정하는 방식. 또 다른 하나는 편집 과정에서 입체값을 설정하는 방식. <유령>과 <너를 봤어>는 현장에서 전자를, <피크닉>은 후자를 선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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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유령>은 2012년 일어난 신촌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십대 아이들이 인터넷 채팅방에서 만나 살해를 공모한 뒤 살인을 저질렀는데 동기도, 수법도 이해하기 힘든 사건이었다. 류승완 감독은 3D 작업이 처음이었다. “판타지 장르가 취약하기도 하고, 보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한다. 하지만 <라이프 오브 파이>나 <휴고> 같은 영화가 나를 흔들었다. <유령>을 통해 3D를 조금은 다르게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게 3D가 냉혹한 현실을 극대화해서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는 게 류 감독의 설명. 현장에서 입체값을 설정하는 방식이었기에 보통 영화보다 카메라를 세팅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한다. 김영노 스테레오 그래퍼는 “과거 <아바타>의 경우 거의 모든 촬영이 스튜디오 안에서 이루어졌기에 기동성 문제가 없었지만 <유령>처럼 다양한 로케이션 촬영을 하는 영화는 30~40kg에 달하는 리그(편집자-카메라 두 대를 정밀하게 결합하는 특수장비. 두 카메라를 ‘싱크’시키면서 2개의 렌즈로 촬영을 학 되는데, 렌즈간 거리를 ‘축간거리’(IOD, Interocular Distance)라고 부른다. 그 거리가 넓을수록 입체감이 강해진다. 그 입체감의 기준점이 ‘0점’(convergence). 돌출감과 깊이감의 균형에서 만족스러운 입체감이 나온다)를 옮기는데 보통 영화보다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3D 장면은 고등학생 승호(이다윗)이 온라인 친구 비젠(박정민)과 함께 인터넷 카페에서 만나 짝사랑하게 된 여우비(손수현)의 오빠(박두식)를 살해하는 시퀀스. 승호와 비젠이 여우비의 오빠를 죽이고 아파트 단지 공원을 걸어 나오는 장면을 달리숏으로 따라가며 카메라에 담았는데, 3D 효과 때문에 승호와 비젠 두 사람의 거리가 훨씬 멀어보였다. 온라인 친구이지만 정서적으로 공유하지 않은 두 남자 아이의 감정을 극대화한 것이다. 류승완 감독은 “카카오톡, 인터넷 채팅 같은 온라인 공간에서 소통하는 십대들의 현실을 3D 효과를 통해 실감나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류승완 감독의 말대로 현재 십대의 도구인 카카오톡 대화창이 화면 앞으로 돌출되는데 꽤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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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맘마>(1996) <하루>(2000) <싸움>(2007) 등 여러 영화를 통해 자신만의 멜로드라마 세계를 구축해온 한지승 감독의 <너를 봤어>는 좀비 멜로 영화다. 좀비가 현실적인 소재는 아니지만 좀비 시와(남규리)와 인간 여울(박기웅)의 사랑이 3D 효과를 통해 실감나게 다가온다. 그건 인물보다 공간을 입체적으로 강조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공간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3D가 자극적인 장면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게 아니라 공간의 미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빛이나 반사, 먼저 하나까지도 입체적으로 잡아낼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라는 게 한지승 감독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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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김태용 감독의 <피크닉>은 이야기가 단순하다. 여덟살 수민(김수안)이 주인공이다. 어렵게 빌린 만화책을 동생이 망가뜨리자 수민은 소풍을 핑계로 동생을 버리고 올 생각을 한다.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가슴 뭉클한 드라마다. 현장에서 입체값을 결정했던 앞의 두 영화와 달리 <피크닉>은 후반 작업에서 입체값을 결정한 작업이었다. 김형민 프로듀서는 “예산이 많지 않아 현장에서 오래 고민하지 않고 빨리 찍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했다”고 후반작업에서 입체값을 정하는 방식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김태용 감독 역시 3D 작업이 처음이다. “3D 영화는 공간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하곤 한다. 그래서 바다로 가거나 우주로 가는데, 그 공간이 아주 일상적인 공간이고, 그 일상의 공간이 낯선 세계로 바뀔 때 벌어지는 판타지적인 순간을 표현해보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김태용 감독) 그 판타지적인 순간이 영화의 후반부 숲 시퀀스에서 나온다. 수민이 자신이 버린 동생을 다시 찾기 위해 숲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김형민 프로듀서는 “숲 장면 하나 때문에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산도 이 시퀀스에 가장 많이 들어갔고, 전남 나로도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하게 된 것도 숲 때문”이라며 “예산 가용 범위 내에서 촬영 전 프리 비주얼 작업을 했고, 프리 비주얼에 따라 촬영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 덕분일까. 3D 효과로 구현된 숲은 어린 수민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했고, 현실과 환상이 묘하게 섞인 근사한 장면이 탄생했다.
김성훈

*<신촌좀비만화> : https://www.themoviedb.org/movie/269358?language=en-US
*평점 : AAA

*이 글은 영화진흥위원회가 발간하는 웹진 <영화기술>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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