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작>(두기봉, 2008)
두명이 들어가면 남는 공간이 거의 없는, 좁은 엘리베이터 안. 천장에 붕 떠있는 풍선 하나가 내려와 여자의 젖가슴과 남자의 등 사이에 쏙 낀다. 잠시 뒤, 여자의 배와 남자의 허리 사이로 내려와 다시 멈춘다. 급기야 여자의 자궁과 남자의 엉덩이 사이까지 내려온다. 풍선의 물렁물렁하면서도 탱탱한 감촉 때문에 여자의 물컹물컹한 젖가슴부터 배를 거쳐 성기쪽까지 차례로 만지고 있다는 상상을 할 때쯤, 꿈 깨라는 듯 “빵”하고 터지는 풍선. 두기봉 감독의 <문작> 초반부에서 신비의 여인 임희뢰가 주인공 소매치기 일당 중 한명을 홀리게 하는 1분 남짓한 장면인데, 가끔 이 장면이 떠올라 블루레이 타이틀을 꺼냈다가 끝까지 보곤 한다. 이 영화 속 배우 임희뢰는 반짝반짝 빛나는 명품이다. 임달화, 임가동, 임설 등 남자들이 득실거리는 두기봉의 세계에서.
김성훈 <씨네21> 기자
- 이 글은 2015년 패션지 W에 쓴 글입니다. 이토록 뜨거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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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작> : https://www.themoviedb.org/movie/7346?language=en-US
*평점 : 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