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삶들이 병원에 오면 병록 번호, 병동 및 호실, 병명, DNR 여부 등에 의해 구분된다. 애써왔고 지켜왔고 즐겨온 삶과 단절되어 죽음을 향해 일렬로 행진한다. 그 낯섦에 대해 기록해두고 싶었다. 병원에서의 일상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죽음의 낯섦을 기억해두고 싶었다. 결국은 누구나 다 재가 되지만, 그 재도 서로 다 다른 곳에서 다른 형태를 이루고 있었던 것임을.
김선영, 《잃었지만 잊지 않은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