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땅콩입니다.
오늘은 5월 날씨 중에 가장 좋았다고 볼 수도 있었을 정도로 화창하고 공기도 좋았는데요,
오늘따라 이상하게도 저는 더 힘이 없었습니다.
아침부터 꽤 가깝게 지내던 사촌누나가 12년의 연애 끝에 결혼식을 올린다고 하기에 1시간 거리에 있는 결혼식장에 찾아갔습니다. 제가 집안 사촌들 중에서 가장 어리고, 나이차도 꽤 많이 나는 형, 누나들이 많기에 다들 이미 10살이 넘는 조카들을 데리고 있거나, 일을 몇 년간 했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친가 쪽에만 사촌이 10명인데, 저만 빼고는 모두가 일을 하고 있는 상태였죠.
이쯤되면 제가 무슨 말을 하실지는 다들 예상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그런 집안 행사에 가서 괜히 마음만 심란해졌다는 것이죠. 물론 당연히 제가 막내이고, 아직 학교도 졸업하지 못했기 때문이긴 하지만, 취직이라는 관문을 유일하게 통과하지 못한 저에게 그런 자리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누나와 매형에게는 축하를 해주고, 밥을 먹으면서도 어른들의 질문은 "취직은 했니, 졸업은 했니, 어디로 들어갈 생각이니" 등이었습니다. 꽤 맛있는 음식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맛있게 먹지 못했어요.
그리고 다같이 밥을 먹는 도중에 다시 1시간을 걸려 올라가야 하는 학원 때문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혼자 예식장을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부모님과 형마저 두고 혼자서 돌아가는 길이 얼마나 쓸쓸하고 외로웠던지 모르겠습니다. 지하철에 몸을 싣고 나서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저 멍하니 넋이 나간 사람처럼 있었던 것 같아요.
올해들어 이런 생각이 자주 드는 것 같습니다. 내 또래 친구들이 취직을 했다거나, 도전했던 것이 성공해서 잘 나가고, 학기 중에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등...
사실 이런 것을 보며 자존감이 떨어지는 제 모습을 보기 싫어 몇 년 동안 하던 인스타, 페이스북같은 SNS를 모두 끊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인들이나 친구들에게 건너건너 듣는 이런 소식들은 잔잔한 호수 한가운데에 큰 돌을 던지듯 제 마음을 흔들어놓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나름 이런 우울한 기분을 푸는데는 짧게는 몇시간, 길어도 하루쯤이면 충분합니다만, 요즘들어 이런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아서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
이런걸 해결해주실 방법에 대해 아시는 분 혹시 계신가요, 아시면 이 불쌍한 중생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어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