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풍선 / 안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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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 안해원

뱃속으로 사라진 배꼽을 영영 잊기로 한 날부터
가죽을 자꾸만 부풀리던 날숨 관에서 센소리가 난다
아직도 미끄러지듯 관절은 윤활 능력이 짱짱한데
기름통인지 오물통인지 알 수 없는 기묘함이 의구심을 더한다
무엇이 들었건 채워지면 무작정 밟아왔던 질주본능이
불현듯 아들 녀석 눈 밑에서 초라함으로 바뀔 때 즈음
그래도 아내 앞에선 별 하나 꿰어줄 기다란 풍선처럼
죽도록 들숨 관을 틀어막고도 웃어 보일 수 있는
이 든든한 뱃씸 때문에

[시] 풍선 / 안해원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