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레르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면역체계의 이상반응을 의미한다. 피부에 붉은 반점이 올라오거나 부풀기도 하고 가려움,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 및 약품과 피부나 호흡으로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알레르기의 원인 물질이 될 수 있다.
#2
나는 중학생일 때 아주 잠깐 돼지고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적이 있었다. 아침식사로 어머니께서 해주신 돼지뼈 감자탕을 먹었는데, 그것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추측한다. 오전내내 얼굴이 가려워서 무의식적으로 긁었는데, 나는 그것이 모기에 물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3
점심시간을 앞두고 수업을 하시던 선생님께서 내 얼굴을 보시더니 벌에 쏘인 적이 있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해서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선생님께서는 나에게 거울을 보여주셨다. 거울 속의 내 얼굴에는 곳곳에 붉은 반점이 있었고, 복싱선수에게 골고루 얻어맞은 것 처럼 얼굴 전체가 1.5배 정도의 크기로 부풀어있었다.
#4
곧바로 부모님과 병원으로 향했다. 간단한 알레르기 검사를 받았고 약과 주사를 처방받았다. 다행히도 알레르기 반응은 그때 한 번 뿐이었고 그 이후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혹시라도 앞으로 돼지고기를 먹지 못 할까봐 걱정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5
요즘에는 알레르기에 대한 인식이 조금 바뀐 것 같은데, 10년전 쯤만 해도 알레르기를 편식하고 싶어서 핑계대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 해외에서는 알레르기(특히 땅콩 알레르기)에 대한 사망사건이 상대적으로 많이 보고되고 있는데, 그런 소식을 자주 접하면서 알레르기의 위험성도 인식하게 된 것 같다.
#6
앞으로는 알레르기를 "계속 먹다보면 괜찮아진다."라고 말하는 무식한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 이것은 살인과 다름바 없는 위험한 생각이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신체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알레르기인데, 피부에 닿기만해도 불편한 것을 신체의 내부로 집어넣고 멀쩡하기를 바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알레르기에 대한 무지와 특유의 꼰대기질이 합쳐져서 알레르기 환자에게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강요하는 사태가 종종 발생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7
나는 알레르기 내과 전문의가 아니다. 직접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해보고 관심이 생겨서 일반상식수준으로 공부해봤을 뿐이다. 최근 플라스틱 일회용품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 일이 빈번해지고, 이에 따라서 성인이 된 후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8
앞으로 특정 음식을 먹지 못 한다는 사실은 사망선고와 비슷한 충격을 안겨준다. 애초부터 먹어본 적이 없는 음식이면 몰라도 여태까지 즐겨왔던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고 하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최소한 이 글을 읽으신 스티미언이라면 알레르기에 대한 개념과 위험성을 일반상식수준으로 배우셨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알레르기 환자에게 (특히 회식자리에서) 강요하는 일은 없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