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준은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새벽까지 수다를 떨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졸린 눈을 비벼가면서 오타는 무시한 채, 의식의 흐름대로 문장을 적고 있었다.
'다음에는 어떤 드립으로 웃겨야 하지?ㅋㅋㅋ'
까똑! ['시우'님의 동영상]
'뭐야? 새벽에 무슨 동영상을 찍은 거야?'
민준은 아무런 의심 없이 동영상을 재생했다.
#2
어두운 장소에 의자 하나가 놓여있고 시우 누나가 앉아있다. 한 손에는 은빛을 뿜어내는 가위를 들고 있고,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다. 최근에 새벽까지 무리한 탓인지 눈동자가 붉게 충혈되어 있다.
'뭐야. 괜히 분위기 잡고 뭘 하려고...'
다른 누군가가 조작하는 것인지 카메라가 시우 누나의 얼굴 쪽을 클로즈업한다. 화면에는 붉은빛의 눈동자와 검은색 머리카락, 창백한 피부, 은빛의 가위만 보인다. 시우 누나는 갑자기 머리카락 끝을 자르기 시작한다. 영화 '가위손'에 나온 조니 뎁 처럼 화려한 손놀림으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다.
#3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동영상에서 위화감이 느껴진다. 아! 처음부터 눈을 한 번도 깜빡이지 않고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다. 내가 아는 시우 누나가 아닌 것 같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화면 속 여자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히히. 이히히. 이히히희희희히히히히히"
#4
스마트폰의 화면 속 여자가 밖으로 나올 것만 같아서 벽 쪽으로 던져버렸다.
"으악! XX! 이거 뭔데?!?"
민준은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본다. 해가 뜨기 시작하는 새벽 5시에 악몽을 꾸었음을 금세 깨달았다.
"하...꿈이라서 다행이다."
꿈이라는 것을 확실히 해두고 싶어서 '카카오톡'을 실행해본다. 아직 잠이 덜 깨서 그랬는지 잘못 눌러서 '업비트'가 실행되었다. 스티미언 민준은 본능적으로 스팀(STEEM)의 시세를 확인해본다.
"스팀이 3,095원? 이제는 좀 가즈아...ㅠㅠ"
꿈속에서의 공포는 맛보기에 불과했다. 진짜 공포는 현실 세계에 있던 것이다. 끝.
#5
위의 이야기는 오늘 새벽에 있었던 일을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한 것입니다. 등장인물의 이름만 다르고 나머지는 99% 일치합니다. 최근 저의 상황과 감정, 생각 그리고 단편소설을 쓰려고 계획했던 것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려서 괴상한 꿈을 꾸게 만든 것 같습니다.ㅎㅎ나른한 목요일 오후, 잠을 깨시는 데 도움이 되었을까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