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04
몇개월간 누적된 피곤은 꿉꿉한 여름 날 온 몸에 달라붙은 찌든 땀 덩어리와 같다.
찬물로 샤워를 한다 해도 수건이 몸에 닿는 순간 다시 습한 기운이 피곤으로 다가오겠지.
일상과 노동의 수고로움을 저 멀리 떼어내고자 퇴근 후 어행준비를 하며 오밤중까지 총총거리며 짐을 싼다.
충분한 잠도 금쪽 같은 휴가 앞에 무너지며,,,
기차를 놓칠까봐 출근보다 서둘러 집을 나서고,,,
너무 이른 탓에 여행 기분은 어디론가 가고 솔직한 배고픔만 먹먹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기차타며 창 밖을 보면 예전에 느꼈던 그 자유로움과 여유에 호사를 누릴 수 있을테지.. 하지만
기차를 탔다는 안도감에 체면에 걸리듯 졸게 되고,,
내 머리카락은 유리창과 손을 잡고 자유롭게 춤을 춘다.
그 중 몇가닥은 격한 동작으로 뿌리를 드러낸채 멍하니 유리창 밖을 구경한다.
나의 환상적인 휴가는 심신의 수고로움의 현실 앞에 타협하고,,,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은 날 위해 기다려주지 않으니
어느새 휴가 끝에 주말이다.
그래도 저 멀리 찌든 피곤들을 얼추 덜어내고 와서인지,,,
내 얼굴 빛도 뽀얗고 마음도 가볍다.
수해 동안이나 마음에 여유가 없어,,,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멀리하던 작업이 손에서 미끄러지듯 인사를 한다.
손 가득이 바나나가 있다.
손이 아니 손가락이 바나나다.
내가 스스로에게 맘에게 몸에게 손에게 바나나 선물을 준다.
바나나 손, banana ha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