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댕입니다.
주변을 걸었습니다.
걷다 보니 차 타고 다닐 땐 안 보이던 것이 보였습니다.
차에 작은 문제가 있어 하루 맡겼습니다.
집까지 태워 준다는 것을 운동겸 걸어가겠습니다 하고는, 가까운 쇼핑몰에 있는 애플매장을 둘러보고 집으로 갈까 생각이 일어났습니다. 이십여분을 땀 흘리며 걸었습니다. 새로나온 아이폰이나 구경할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갔습니다. 매장엔 아이폰X이 조금 일찍 나오지 않을까 하고 먼길 걸어왔는데 이건 다음 달에온다 하고 아이폰8은 내일(22) 온다네요...ㅠ
몰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것 저것 읽다 해 질 녁에 집으로 걸었습니다.
차 타면 10분 정도의 거리인데 두 발로는 40여분 거리네요. 그래도 한가하게 걸으니 생각보다는 걸을 만 했습니다.
걸을 때야 봤습니다.
빌딩 옆에 작은 공원을 만들고 두꺼운 철판으로 만든 조각품을 설치했습니다. 걷지 않으면 갈 일 없는 장소인데 뜻하지 않게 보네요.
많은 사람이 찾지 않는 장소라도 소중하게 가꾸는 곳은 역쉬 정성이 보입니다.
잠시 머물러 주위도 돌아보고 유리창 너머 건물 안도 한번 바라봤습니다. 누가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어렸을 적에 '사람이 사는 집은 마당과 집 앞을 항상 깨끗하게 하고 살아야 한다'고 잔소리잔소리 듣고 자랐는데 생각났습니다. 주인이 누굴까 하는...
조금 더 걸었습니다.
벽화가 보입니다.
빌딩사이에 있는 주차장 건물인데 외벽을 다 벽화로 그렸네요.
초록색을 주로 사용해서 숲의 느낌을 주려고 했습니다.
나무 하나하나를 현실적으로 약간은 몽환적으로 세세하게 잘 표현했습니다.
벽화는 멀리서 봤을 때 잘 드러나게 그리죠. 이 큰 그림은 가까이서 봐도 편안합니다. 사람이 거의 걷지 않는 길인데 주차장 외벽을 이렇게 그려놓은 주인의 마음이 고맙더라구요. 세상을 대하는 한 가지 방법일까요.
이제 도로로 나왔습니다.
도로 주변과 주택가에 꽃이 많이 폈습니다. 꽃보는 재미보다 남들 차타고 있는데 혼자 신호대기 하는 것이 참 뻘쭘합니다. 걷는 사람이 아무도 없네요. 평소에도 어쩌다 한두명만 보이는 길입니다.
퇴근길에 걸으니 매연이 많네요. 바람이 살살불어 번잡게 하고 날은 더워 땀도 납니다. 운동은 공원이나 주택가 혹은 휘트니스에서 해야지 도롯가를 걷는 것은 산만하기만 하네요. ㅎ
그래도 차를 타고 다닐 땐 못 봤던 것을 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