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목화솜과 무명이불...

odongdang(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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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읽는TTimes 에 이불 이야기가 나왔네요.

제목:10kg 짜리 담요한장 사려고 줄선이유.

이 담요의 특징은 중력을 느낄 정도로 무거운 것이 특징.

담요의 무게는 6.8kg 9kg 11.3kg 세종류가 있고 자기 몸무게의 10%에 가까운 제품을 선택하면 된단다. 자기 몸무게의 10% 라는것은, 포옹에 가장 근접한 압력이 내 몸무게의 10%라는 것이다. 담요를 덮고 있으면 누군가 나를 포옹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최적의 무게라고 한다. 이 포옹의 효과는 심장에 휴식을 주는 안정의 효과와 면역력을 높여주고 행복호르몬을 만들어주고 숙면을 돕는다고 한다.

난 중학교때까지 목화솜 이불을 덮고 잤다. 목화솜이불에다가 하얀 무명천을 풀 먹이고 다듬이질 한 무명피를 씌운 이불이다. 특히 겨울이 오기 전에 몇일 다듬이질한 하얀 무명 이불피로 갈아줬다. 그 차가우면서도 까실하고 맨들맨들한 하얀 이불 속에 들어가면 묵직한 목화솜이 몸을 눌러주어 아늑하고 편안했다.

방에 누워서 저녁 티비를 보며 듣는 어머니의 다듬이질 방망이 소리는 규칙적인 템포로 어떤 소리와도 잘 어울린다. 돌판(?) 위에 무명천을 밟아서 가지런히 접어 올려 놓고 나무 방망이를 양손에 잡고 두드리면 무명천은 정말 맨들맨들하고 평평해져서 올이 반듯해진다. 공장에서 새로 나온 천같이 곧고 깔끔하다. 이일완전노역!

이 이불에 들어가는 솜이 바로 사진의 목화솜이다.

미국의 남부지역 노예의 상징이기도 했던 목화농장.

어딘가에 미스터 죠가 있을것 같았다.

목화솜이 되기전 피는 꽃은 너무나 이쁘다.

그리고 꽃이 지고 그 껍질 안에서 하얀 솜이 피어날 때 허리 아픈 일이 시작된다.

어려서 한번 이 솜을 따봤다. 

많은 기억은 아니다. 고모집에 놀러 갔다가 조금 따봤을 뿐이다. 

기억은 허리 아프게 힘들다.

이 하얀솜 안에 작은 땅콩만한 씻앗이 있다. 

이 씨앗을 골라내고 바로 천 속에 넣어서 이불과 옷을 만들기도 했단다.

그 당시에도 이미 기계로 씨앗은 골라낸다고 했지만 따는 것은 일일이 손으로 했었다. 힘들다고 마을에서도 심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80년대 중반쯤.

목화밭을 더 보고 싶다고 찾으니 텍사스 위쪽으로 가면 끝없이 펼쳐진 목화밭이 있단다.

이 아름다운 밭은 감자나 옥수수 밭과 다르게 가슴이 아프다.

영화나 소설 때문일까  그냥 역사의 한 기억 때문일까

이곳에 와서 처음 본 목화밭이라 중간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한동안 가만히 바라봤다. 어렸을적 추억과 블랙조가 목화를 따는 장면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억들...지금은 기계로 다 하겠지.

도로 건너편엔 소들이 있다.

검은소가, 아마도 블랙엥겔스겠지. 

스테이크나 햄버를 만들면 맛있다는 ...

가운데 놓인 이차선 도로는 스피드 리밋이 75마일이다. 120km.

짱.

내년 봄엔 어디든 찾아가서 한없이 펼쳐진 목화꽃을 보리라고 다짐한다.

지평선까지 피어있는 꽃밭을 꼭 보고 싶다.

아 그리고 이 목화솜 무명 이불은 내가 불 내서 버렸다.

중학교 때 방에 촛불 켜는 것을 좋아했는데 어느날 촛농 떨어지는게 귀찮아서  플라스틱 구르무통 안에 초를 넣고 불 켜고 자다가 한밤중에 눈앞에서 불이 훨훨탔다. 자다가 깨서 불을 껐는데 그래도 제법 태운 상태라 결국 버렸다.

지금 같은 폴리에스테르 이불이었다면 숨막혀 죽던지 화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컸다. 목화솜이라 살아있는것 같다. 

ㅎㅎㅎ자다가 눈앞에서 불이 훨훨타는 것을 본다면 ㅎ정신없다.

근데 엄마한테 이 일 때문에 혼나진 않았다. 왜 안 혼났는진 모름...

어머님은 이 이불은 무겁고 관리하기 힘들어 하셨다. ㅎㅎ두어달 지나면 목이 닿는 부분의 이불은 금방때를 탔다.ㅋㅋ 그래도 좋았는데...

그나저나 비 오기 전에 저거 빨리 수확해야 할 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