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고양이...

odongdang(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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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
우리집에는 고양이 3마리가 시나브로 다녀갑니다.
첫 번째 자주 오는 고양이는 검은 고양이입니다.
검은 고양이는 창문으로 가끔 방안을 바라보며 아는 체도 합니다.
가끔은 담장 위에서 방안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미터 가량의 담장 위에서 수직낙하를 하는데
다리를 사방으로 벌리는 어정쩡한 모습으로 벽을 긁으며 내려오다
살짝 뛰어내려 멋지게 착지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 모습이 예쁘지 않은데 참 멋있습니다.
어떻게 툭 안떨어지고 저렇게 내려오지…하는 생각이 듭니다.
검은 고양이는 날렵한 몸매를 갖고 있으며 온몸에 윤기가 흐르는 이쁜 까만색입니다.
눈만 노랗습니다.
그나마 가끔 아는 척해주는 자주 오는 고양이입니다.
두 번째 자주 보이는 고양이는 약간 호피색 고양이입니다.
그렇게 예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밉지도 않습니다.
가끔 마당 가운데에서 사자가 편안히 누워 있는 듯,
소가 되새김질하는 듯한 모습으로 정문 쪽을 바라보며 무심히 있습니다.
그 작은 모습은 묘하게 스핑크스보다 멋있습니다.
차가 들어갈 때 가만히 고개만 돌려 바라봅니다.
차에서 내려도 한번 쓱 하고 관심 없다는 듯이 누워 있습니다.
다가가면 귀찮다는 듯이 일어나 담장 아래로 사라집니다.
얘는 담장 아래로 다니는 모습만 봤습니다.
세 번째 고양이는 회색과 검은색이 불편하게 섞인 털을 가진 고양이 입니다.
바라보기만 해도 속상하고 슬픈 고양이입니다.
너무 예쁘지 않은 겉모습은 회색과 검은색이 섞여있는데
슬프고 안이쁘게 어지럽게 섞여 있다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그냥 보기에도 불쌍해보여서 보기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게 막히는 고양이입니다.
그냥 보기만 해도 불편한 고양이입니다.
단순히 색이 예쁘지 않을 뿐인데 말입니다.
한번은 제가 마당에 누워 있을 때 멀리 돌아서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밥을 먹고
사람을 피하듯이 다녀갔습니다.
그저 드물게 보이지만 바라보면 괜실히 속상한 고양이입니다.
이 마음을 고양이도 아나 봅니다.
귀염받는 고양이와 그냥 그런 고양이와 속상한 고양이가 가끔씩 집에 다녀가는 고양이 입니다.
귀염받는 고양이가 자주 옵니다. 말 한마디 안하는데 말입니다.
이들 고양이들에게 미안한게 하나 있습니다.
작년 12월경부터 고양이 사료를 주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고양이 밥 그릇을 장만하지 못했습니다.
항상 바닥에 뿌려주는데 매번 언젠가 사야지 하면서도 아직까지 구입하지 못했습니다.
두번은 마트에서 찾아 봤는데 못 찾았습니다.
매번 바닥에 사료를 부을 때마다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아직까지 그냥 바닥에 주면서 나도 어지간 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른날은 괜찮은데 비가 바람에 뿌릴 때 비에 젖어 두 배로 불어난 사료를 볼 때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나도 물에 젖어 불은 빵은 안 먹는데… 고양이는 먹고 갑니다.
고양이를 보면 먹는 것에 대한 자제력에 감탄합니다.
아무리 많은 먹이가 있어도 그저 먹을 양만 먹고 갑니다.
그릇이 없어 그냥 봉지째 바닥에 붓다 보니 많고 적음이 매번 다르게 바닥에 쌓입니다.
어쩌다 많은 양을 부어놔도 자기 먹을 양만 먹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고 갑니다.
그러면 다른 고양이가 와서 먹고 갑니다.
날씬한 고양이 몸매가 단순히 못먹어서 살빠진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속이 안 좋아도 음식 조절 못하는 저는 가끔 고양이 생각을 합니다.
흠…고양이 대단한 걸. 뭔 생각으로 먹다가 멈추지...
제가 갖고있는 추억의 고양이는 ‘치워라 털날린다’였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조용한 집에 살아있는 고양이가 오는 것은 작은 기쁨이었습니다.
눈만 마주쳐도 괜히 아는 척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바쁘다보니 요즘엔 고양이가 안 보입니다.
그래도 띄엄띄엄 주는 고양이 밥은 어느새 사라집니다.
없어진 고양이 밥은 마음을 편안하고 흐뭇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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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제 고양이 밥그릇을 사야 할 텐데…
당장 내 밥그릇이 필요한게 아니라 그럴까요, 정성이 부족한 걸까요, 벌써 여덟 달을 바닥에 주고 있네요.
귀찮은거겠죠.
아직 맘에 드는 그릇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ㅎ
동물도 다 자기 밥그릇이 있다는데…쩝!
걍 일회용으로 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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