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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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하다는 것.
뭔가 생각 같지 않다는 것.
먼저 생각할 수 없는 것.

(지금 있는곳은 괜찮은듯)
별생각을 하지도 않았다.
막연히 그냥 가고 싶었다.
덥다.
철장에 갇힌 것 같다.
밖에서 못 들어 오든 안에서 못 나가든 눈앞을 가로막은 건 마찬가지.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난다.
먹는게 먹을게 준비가 안 됐다.
아 먹을 것 많다. 빵 치즈 망고 프링글스도..

하나하나 준비하는것도 어렵다.
동남아 미얀마와 비슷한데 다르다.
좋은점.
공기가 좋다. 풍광이 좋다.
오후 내내 나무태우는 냄새가 난다.
매캐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
멀리 보이는 푸른빛이 좋다.
나는 어렸을 적에 소 한 마리 몰고 다녔는데
여기 소년은 양과 함께 이십여 마리가 넘은 소를 고삐도 없이 몰고 간다.
벽엔 마른 도마뱀이 사정없이 사방으로 달린다.
방안에 거미와 잔 벌레들이 많아 청소 했다.
혹시나 하고 구석과 세면장 아래 보이지 않는곳으로 바퀴벌레약을 뿌렸다.
텍사스 바퀴벌레 같은, 참매미 만한 바퀴벌레가 헬렐레 하며 세 마리나 나왔다.
커튼으로 가려진 냄새나는 구석방은 머리가 쭈뼛하며 '디아이'가 생각났다.
탁한 냄새가 머리카락까지 긴장시켰다.

땡볕에 반사된 열은 유리문을 뚫고 거실까지 덥힌다.
생각지 못한 열기에 얼굴은 달아오르고...
이것을 열악하다고 느끼기엔
이 동네의 몇몇 사람에겐
너무나 좋은 곳이라는 것을... 뭐라 설명하기 어렵다.
나에겐 너무나 낯설은 이곳
편안하면서도 아직은 꿈속같다.
감기로 맬랑꼴리하게 왔는데
멀쩡한 정신같은데 계속 멜랑꼴리하다.

오늘도 내 뇌가 상상할 수 있는게 뭘까를 생각해본다.
적도 아래서 보는 구글지도는
이게 원래 이랬나 하며 자꾸만 위아래로 돌려보게 된다.
북쪽이라 생각했던 방향이
동쪽이다.
내 몸은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 방향이 전혀 다르다.
적도 아래서 살면 내 인생도 바뀔까...
쓸데없을것 같은 생각을 해본다.
지금 이렇게 이러고 있으면서...

2018.02.13 여기서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