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다레살람은 참으로 더웠다.
폰이 알려주는 온도 32, 하지만 머리를 때리는 따가운 햇살이 습기와 함께 늘어지게 만들었다. 더워서 전기도 가끔 떠난다.
마침 활동하던 단원이 일년간의 봉사를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갈 때가 되었다.
얼굴본지 며칠안되었지만 아쉽다.
많은 대화를 나누지도 못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듣지도 못했지만 이런곳에서 일년간 살아왔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 고맙다.
누군가를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한다는 것은 분명히 삶에 좋은 양분이 될것이다.
요 몇일 힘든 날을 보낸것 만으로도 이 단원이 일년동안 얼만 힘들었을까를 그저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그는 나름 의미있고 좋았단다.
저녁이라도 함께 하고 보내고 싶었다.
어딘가로 떠나는 사람에게 너무 묻지 말자.
봉사를 하며 다니든 그저 여행을 하며 다니든
왜 그러고 다니느냐고 따지듯 묻지 말자.
이쁘게 물어보든 공감하든 아니면 그냥 냅뒀으면 한다.
넌 왜그러고 다니냐?(많이들음) 나도 모른다. 그런 넌 왜그러고 있냐?
오래전 일이다. 누군가에게는 쉬운 일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힘들 수 있는 일이라는걸 나는 너무 늦게 알았다. 그땐 너무 쉽게 '그것도 못해' 라고 말 할 수 있었다. 나에겐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이 말로 상처를 준적이 있다. 나중에 나중에야 그때 상처받았다고 말해서야 그말이 나만의 칼이라는걸 알았다. 당시 나에겐 너무나 당연했던 것들이 그들에겐 너무나 낮설은 일이라는걸 전혀 모르고 지낸 시절이 있었다.
겸사겸사 더운 시골에서 나와 시원한 장소에서 맥주 한잔 하고 싶었다.
늦은 햇살이 있지만 옥상에 있는 식당으로 가자고 했다.
드래프트 맥주는 한종류라 선택이 없다.
저녁은 어제 본 매트릭스에서 사이퍼가 먹던 스테이크가 생각났다.
얼마나 맛들어지게 먹던지... 그 스테이크...
스테이크 분홍 속살은 또 얼마나 이쁘던지...
나도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그 빛깔은 아니지만 맛있다.
이 상황에 무엇인들 맛있지 않겠는가
해는 뜨거운 열정을 잃고 시원해졌다.
인도양의 바람이 느껴진다.
다레살람은 탄자니아의 큰 도시임에도 공기가 참 맑다.
인도양 바닷 바람이 습하게도 만들지만 맑게 정화도 시켜준다.
공장도 없고 아주 오래된 자동차가 조금 다닐뿐이다.
아...하나 갖고싶다..ㅠ
이른 저녁을 먹고 해변이 보이는 호텔로 갔다.
야외수영장도 있고 백인들이 많은 곳이다.
나도 수영하고 싶다.
비싼 숙박비에 커피만 마시지만 바닷가 해지는 풍경은 누구나 감상할 수 있다.
언제봐도 멋진 하늘을 하루 종일 보여주는 곳이 다레살람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늘은 이쁘다.
구름도 이쁘고 공기도 좋다.
우기때는 곰팡이도 피고 우는 소리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쁘다.
이상하게 어렸을적 시골에서 보던 하늘과 구름같다.
오늘 보이는 바닷가노을 마저도 산넘어가는 노을과 비슷하다.
조금 단단한 침대와 시원한 에어컨 조금 빠른 인터넷...
시원한 맥주 맛있는 저녁 멋진 노을
갈사람 맘이야 어떨랴마는
덕분에 오늘 하루 행복한 관광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