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가마
아프리카에서, 이곳 탄자니아에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
한동안 나 자신에게 물었다. 이곳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냥 살고있음, 아프리카에서 하고 싶은 것은 대륙여행) 교육 의료가 정말 중요하다고 하지만, 진짜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은 이곳 사람들이 너무 많은 숯을 만들고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심각하다. 지금처럼 나무를 베어쓰면 십년안에 마을 주변에는 남은 나무가 몇 그루 안 될 것 같다. 이미 들판에는 큰 나무가 드문드문 남아있고 지금은 길가에 있는 나무를 베어내기 시작했다. 저 넓은 들판이 아니라 길가의 커다란 나무를 베고 있다. 너무 가슴아프다. 길가에 쓰러진 캐슈넛나무 사진을 찍고 오다가 숯가마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을 봤다. 뻘쭘했지만 바이크를 돌려서 가보았다. 지금 안 보면 언제보나 했고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하는지 궁금했다.
바로 길가에 있던 이 큰 나무가 잘려나가고 있다.
너무 많은 나무가 그저 숯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곳 만이 아니라 지난번 바이크타고 여행하면서도 숯을 집만큼 쟁여놓고 파는 곳을 보고 놀랬다. 뿐만 아니라 사람사는 길가라면 어디든 숯 담은 자루를 놓고 팔았다. 길가에 잠시만 서 있어도 숯 담은 자루를 몇개씩 싣고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쉽게 볼 수 있다. 이 초원이 넓다고 하지만 이렇게 계속 베어쓰면 결국 얼마나 남을 수 있을까. 나무가 있어 아름다운 들이 쓸모없는 부시와 잡초만 있다가 사막화가 될까 두렵다. 이미 너무 많은 땅에 나무가 없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어디선가 나무 태우는 냄새가 났었다. 멀리 흐르는 냄새는 묘한 정감을 주기도 했다. 그 냄새가 이렇게 숯을 만들기 위한 냄새임을 알고부터는 이 냄새를 맡을 때마다 갑갑하다.
이 사람들은 들판에 나무가 하나씩 잘려나갈 때마다 어떤 느낌일까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지지 않을까 그래도 할 수 없이 잘라서 숯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 당장 식생활 문화가 바뀌지 않는 이상, 매일 같이 산더미 같은 나무가 태워져서 숯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랬다. 화려했던 신라시절 경주에는 연기가 나지 않는 숯을 사용했고, 주변 나무는 숯으로 변했다 한다. 6.25 전쟁후유증에 전국이 민둥산으로 변했고, 7080년대에는 봄마다 각 마을로 엄청난 양의 나무를 갖다 놓고 나무 심기를 하던 시절도 있었다. 당시의 노력으로 지금의 푸르른 산이 만들어졌을 텐데, 그 숨은 공신은 아마도 곤로와 가스버너 그리고 보일러라고 생각한다.
이 아름다운 벌판의 나무가 한끼 식사를 위해 그저 숯으로 변해가는게 안타깝다.
어쩔수 없다고 하기엔 이들의 근시안적 행동에 너무나 큰 대가를 감당해야 할까 두렵다.
답답했다. 내가 할 수만 있다면 정말이지 이곳에 곤로(예전 석유풍로)와 가스렌지를 널리 보급하고 싶다. 지금도 이곳에 가스버너를 쓰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가스도 판다. 주유소는 여기서 한 시간을 나가야 있지만 가스통 파는 곳은 가까운 곳에 있다. 버너가 비싸고 가스도 비싸서 보급률이 너무 저조하다. 뿐아니라 이곳 음식을 만드는 데는 많은 시간을 끓여야 한다. 마치 우리나라 사골 우리듯이 끓인다. 어떻게 하면 하루빨리 가스버너를 보급할 수 있을까... 지금 남아 있는 나무라도 보존하고 싶다. 넓은 들판에 우뚝 서 있는 나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과 안정감을 준다. 동물들에겐 안식처를 제공하고 쉴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이곳 군청? 에서는 공식적으로 숯을 만들지 말라고 홍보한다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 이곳에서 음식은 거의 숯을 사용해서 요리한다. 그렇다고 참숯삼겹살 스테이크는 아니다.( 한번해보고싶당...) 우리나라같이 나무를 때서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야자수 잎이 떨어져서 마른 것을 보면 장작같이 튼튼하고 좋은 땔깜이지만 그렇게 쓰는 사람은 드물었다.
가끔 아주 가끔 장작같이 때는 사람이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버너장사나 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