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yaking
한 달 전 구글에서 사진 한 장을 봤다.
카약을 타고 있는 사진이었다.
Guadalupe River State Park이었고 사진은 그 공원에서 찍은 것이었다.
세시간 거리였다.
'저곳에 가서 카약을 타리라'하고 한 달을 기다렸다.
3년전 마이애미에 갔을 때 자기 아들이 친구랑 둘이 일주일간 카약을 타고 저 강을 따라 여행했다는 이야기를 개울 같은 강을 지나면서 들었다. 불법이지만 그렇게 했단다. 그때 처음 카약을 타고 그렇게 오랫동안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마음속에 카약이라는 단어가 새겨졌다.
난 한 번도 카약을 타본 적이 없었다.
사진에 나온 공원만 구글지도에 찾아놓고 카약 생각으로 행복했는데 공원에 도착해보니 카약이 없었다.
입장료까지 내고 갔는데 있어야 할 카약을 빌려주는 곳이 없었다.
요즘 내가 왜 이렇게 멍 때리고 살지...... 뭐 그래도 물도 있고 나무도 있고 산 같이 생긴 곳도 있잖아. 물은 탁한 옥빛이고 하늘은 파랗고 바위는 멋지고...
한시간 동안 주변 트레일을 걸었다.
그래도 이곳까지 왔는데 카약은 타야지...
다시 검색해서 사십여분 떨어진 곳에서 빌려주는 곳을 찾았다.
'Shanty Tubes' rentals with shuttle service. Guadalupe River 를 탄다.
허기진 배는 중간에 햄버거로 채우고 (아침 7시에 출발) 2시에 도착했다
Bar와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바에는 손님이 없다.
이것 저것 쓰고 $35 결제. 강까지 태워주고 도착해서 전화하면 데리러 간단다. 손목에 전화번호가 적혀있는 파란 띠를 감아줬다. 마치 죽으면 시체를 찾기 위한것 같았다.보통 2시간에서 2시간 반정도 걸린단다.
카약이 미리 실려있는 차를 타고 출발.
도로에서 강까지 둘이 들고 내려갔다.
타봤느냐길래 보트는 타봤기에 조금이라고 했더니
가서 타라는 말만 하고 그냥 올라갔다.
별 생각없이 강가로 향한 방향 그대로 올라탔다.
마침 앞쪽은 바닥에 구멍 두개가 뚫려있어 물이 살짝 올라왔고 뒷쪽은 까만 의자같은게 있었다. 옷이 젓지말라고 까만게 의자인줄 알고 그 위에 앉아서 노를 저어 나갔다.
강은 깊지 않았고 물은 아주 천천히 흐르는 곳이었다.
하늘은 파랗고 흐르는 강은 너무나 편안하고 아름다웠다.
조용히 흐르는 강 위에 홀로 떠 있다는 것만으로 그렇게 마음이 행복할 수가 없었다. 오리 몇 마리가 앞에서 헤엄치고 강가에 서 있는 기다란 나무는 잎이 변해가며 아름답게 살랑거렸다. 노를 올리고 사진을 몇 장 찍는데 카약이 자꾸 돌아간다. 그래도 한가하게 물냄새 물소리와 함께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떠내려갔다.
돌이 많은 곳에서는 카약바닥이 돌위에 걸려서 노로 밀고 몸을 밀면서 나아가기도 했고, 두 번은 물길을 잘못타서 내려서 캬약을 끌고 움직이기도 했다. 이게 생각같이 빠릿하게 판단하고 물길을 찾기가 쉽지 않은 구간이 있었다.
요즘 비가 내리지 않아 수량이 많지 않은 탓이리라.
어느 곳에서는 돼지 꾸룽내가 진동을 한 곳이 있었고 어느 곳은 유난히 오리떼가 모여있는 곳이 있었다. 가장 마음을 뛰게 한 곳은 유난히 물고기가 많은 곳이었다. 팔뚝만한 송어 같은 물고기들이 카약 아래서 헤엄치는 모습을 볼 때는 몽환이었다. 깊어야 일미터 조금 넘은 곳일 텐데 손에 잡힐듯이 고기들이 왔다갔다 한다. 세상에...일미터는 됨직한 물고기를 봤을 땐 악어를 본듯 놀랬다. 헐...감동이었다. 유난히 맑은 물에서는 한 마리도 안보였다.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넓고 완만히 흐르는 곳에 파란색 튜브를 타고 그저 흐르는 물에 맡겨두고 떠내려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튜브라고 써있길래 뭔가 했는데 저거였다. 튜브 하나에는 맥주와 여러 음료를 넣어두고 그저 마시며 떠내려가는 것이다. 이것도 참 괜찮아 보인다. 연인이 서로 손잡고 그저 강 흐름에 맡겨둔 모습도 보인다.
카약타고 낚시하는 사람도 있고 강 가운데 솟아 있는 돌위에 몸을 말리는 자라(?)도 보인다. 오랜 세월 강물에 깎였을것 같은 바위가 강옆으로 높이 솟아 있기도 했다.
강은 전체적으로 밋밋한 부분이 많지만 아름다운 강이다.
특별히 탁월하지 않아서 편안했다.
맑은 하늘과 흐릿한데 참 깨끗해 보이는 강물이 주는 건강한 기운은 뭔가를 내려놓게 만드는 힘이 있다.
세 번째 다리를 지나서 오른쪽으로 나와서 전화를 주면 데리러 온다는 곳이 보였다. 여기서 카약을 끌어 올리다 미끄러져 물에 빠졌다.
혼자할것다했단생각.
전화기는 방수용 캡을 오래전 구입해놨었는데 덕분에 괜찮았다.이때는 케이스 덕을 봤지만 문제는 이 케이스가 카메라 렌즈부분만 습기가 차는 바람에 도중에 사진을 별로 못찍었다는 찍었는데 다 흐리게 나왔다.카약안에서도 물에 전화기를 몇번 빠뜨렸다.
두시간 동안 카약을 타고 내려왔다.
어덩이가 너무 아팠다.
중간에 구조용 조끼를 깔고 앉아서 탔다.
내려서도 한동안 얼얼했다.
재밌었냐고 묻길래, 좋은데 어덩이가 힘들었다고 하니 타는 법을 알려준다.
내가 거꾸로 타고 내려왔다. 이럴쑤가 ... 정말이지 단 한 번도 거꾸로 탔다는 생각을 못했다. 왜 아무생각없이 고민없이 힘들게 타고 내려왔는지 모를 일이다. 평소 컨셉이 투덜인데...
내가 안 해본것 가운데 쉬운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안해본 것을 쉽게 보고 판단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꽁지를 못느낄때까지만 했다.
세상에...아 글게 왜 처음부터 거꾸로 강가에 놓았냐구요...
힘들었어도 강이 이뻐서 잼있었다고 고맙다고 했다.
주인은 정말 미안하다고 내일 다시오면 그냥 데려다줄 테니 또 오랜다.
내년에 온다고 했다.
내년이든 언제든 오라고 공짜로 탈 수 있는 티켓을 준다.
고맙다.근데 이거 쓰레기랑 함께 버린듯...ㅠ
요즘 멍~하며 살고 있는 내 모습을 돌아본 카야킹이었다.
어쩌면 세상이라는 강은 그리 깊지 않을것 같다....깊으면? ...뭐 요즘 수영을 시작했으니까...ㅎ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