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의 여파로 오전은 여유롭게 쉬고, 해가 중천에 뜨기 전에 출발했다.
치앙마이에 오면 꼭 가봐야 하는 장소로 추천을 받는 도이스텝을 오늘에서야 가게 되었다. 시내권에서 1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도이 인타논을 생각하면 그리 험난하지 않은 여정이었다.
치앙마이는 오토바이가 정말 많은데, 교차선에 들어서면 맨 앞을 꽉 채우고 있는 오토바이 부대를 볼 수 있다.
여행 일정을 주도한 형종이가 도이뿌이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도이스텝을 둘러보자고 했다.
도이스텝으로 향하는 길에는 오토바이와 썽태우가 달리고 있었다. 굴곡진 커브길을 달리다 보면 노점과 사람들이 몰려있는 구간이 보이는데 이 곳이 중간 뷰 포인트다. 도이스텝으로 바로 가는 썽태우를 타면 이 곳에는 잘 들리지 않는지 오토바이, 자전거, 벤 몇 대가 보일 뿐이었다.
중간 지점이라지만 이 곳에서도 충분히 치앙마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운이 좋게도 날씨가 엄청 좋아 도시 전체를 구경할 수 있었다. 아침을 먹지 못한 남정이와 소현이는 노점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곁다리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수다를 떨다 다시 출발했다.
오늘도 신나게 달리는 미영이와 형종
뷰 포인트에서도 충분히 치앙마이의 모습을 둘러볼 수 있다.
형종이와 선의의 경쟁을 하며 사진을 찍었지만 건진 사진이 별로 없다.
도이뿌이 정상에서 아래를 보면 고산족 마을이 보인다. 도이스텝과는 다른 뷰를 볼 수가 있고 사람이 별로 없어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다만 도이스텝에서 도이뿌이까지의 길목은 스쿠터 초보 운전자가 가기에는 상당한 난이도가 필요하다. 안개로 인해 길이 축축하기도 하거니와 이리저리 홈이 파여 있어 위험하다. 또한 커브길이 많아서 자칫 실수라도 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데… 커브길을 돌 때는 모두를 위해 크락션을 울려주면 좋다.
이 날은 안개가 많이 끼어서 경치가 잘 보이질 않았음에도 충분히 경관을 즐길 수 있었다. 해는 떠 있는데 구름은 눈 앞에 있고 작은 마을이 보이니 오히려 더 인상 깊었다. 탁자와 의자, 큰 나무가 있어서 빛을 피할 그늘도 있으니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장소였다.
구름 아래로 보이는 마을이 흐몽 빌리지이고, 고산족이 사는 마을이다.
큰 나무 덕에 빛을 피할 수도 있다.
옆에 있던 외국인 커플이 선뜻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해서 도이뿌이 정상에서도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도이뿌이에서 내려오는 길에 커피숍이 보였다. 지친 몸을 좀 쉬게 하고는 장난을 치며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에게는 특별하지 않을 평범한 장소였지만 이 곳에서 시간을 보낸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장소가 되었다.
‘우리 마니또 할래요?’
동환이가 툭 던진 말에 다들 조금씩 말을 보태어 마니또를 해보기로 했다.
도이뿌이 정상을 조금만 내려오면 고산족이 사는 흐몽마을이 있다. 관광객이 많지 않아 여유롭게 구경을 했는데 서로 마니또 선물을 견제하며 기웃 거였다.
마을에 들어서면 바로 시장이 보인다.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화장실 앞이었다.
드디어 오늘의 최종 목적지 도이스텝에 도착했다. 도이뿌이를 가던 중 지나갈 때 살짝 보기는 했지만, 저녁이 되기 전이라 빛이 남달랐다.
치앙마이에서는 시내에서도 다양한 사원을 볼 수 있다. 특별히 사원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별다를까 싶었는데 높은 곳에 위치한 것도 대단했지만 정교하게 만들어진 문양이 성스러움을 더했다. 무엇보다 가장 높은 곳에서 치앙마이를 바라볼 수 있는 곳이었다.
오랜만에 운동을 했던 306개의 긴 계단
미영이와 동환이가 누가 먼저 도착하나 내기를 하면서 달려갔다. 형종이와 천천히 올라가고 있는데,
‘지금 뛰어도 내가 먼저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건 무리지.’
이미 거리가 꽤나 멀어져 있었기에 형종이가 앞지를 수 없다고 단정 지었더니 내기를 하잔다. 당연히 안될 것이라 생각하고 내기를 했는데 결국에는 내가 졌다.
옛다!
중간 뷰 포인트에서는 도시가 가깝게 느껴졌다면 도이스텝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저 멀리 도시 너머의 지평선까지 보였다. 유명한 관광지라서 사람들이 북적거렸지만 발에 치일 정도는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간간히 들리는 종소리.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고 있는 고양이들.
사진 찍기에 바쁜 사람들.
다들 뿔뿔이 흩어져 하늘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턱에 기대어 친구와 연인과, 또는 홀로 저 멀리 치앙마이를 바라본다.
함께 바라볼 수 있어 좋다.
하늘을 원 없이 봤다. 지친 모습들은 어디로 갔는지 도이스텝을 나서는 모습들이 밝고 민첩했다.
양 옆 뱀의 모형을 가진 긴 계단을 다시 내려왔다.
도이스텝 입구를 내려와 스쿠터를 찾았다.
언제나 웃는 모습이 멋진 소현이
퇴근길에 신이난 동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