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인지 밤인지 모를 정도의 어둑한 시간에 일어났다.
전 날 저녁 대화를 나누다 친해진 미영이, 형종이, 동환이와 함께 일출을 보러가기로 했다. 빠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준비없이 왔는데 신기하게도 하나씩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평소와 다르게 아침을 상쾌하게 보내고는 미영이와 카페에서 노곤노곤 쉬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미션이 있어서 심향1 게스트하우스으로 이동했다.
치앙마이의 교통수단은 차, 오토바이, 그리고 썽태우였다. 렌트카를 한달동안 빌리자니 부담이 되었고 썽태우를 타자니 매연도 심하고 특정 지역에서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대로 뚜벅이 생활을 해야할지 스쿠터를 배워야할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스쿠터를 선택했다. 하지만 치앙마이에서는 가르쳐주는 곳이 없었고, 누군가는 치앙마이에서의 스쿠터 운전은 위험하다고도 했다. 그러던 중에 빠이에서 스쿠터를 가르쳐주는 곳이 있다는 글을 보고는 배워보기로 한 것이다. 운이 좋게도 형종이와 동환이가 도움을 주기로 했다.
심향1 근처에 있는 작은 사원 앞에 넓은 공터가 있었는데 그 곳에서 배우기로 했다.
10분 정도 탔으려나?
균형이 잘 잡히지 않았고 무엇보다 엄청 무서웠다. 게다가 스쿠터가 커서 땅에 발이 닿지 않았다. 속으로는 포기를 해야하나라는 생각만 들고 형종이와 동환이도 안될 것 같다는 표정이 얼굴에 드러났다.
그렇게 한참을 배우고 있는데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르는 한 분이 다가왔다.
위험하다며 안될거라는 궁시렁 되는 소리에 이상하게 오기가 생겼다. 되든 안되든 해보고 결정하고 싶은데 왜 옆에서 감놔라 배놔라하는 것인가.
‘자전거도 못탄다구요? 그럼 스쿠터 아예 못탈텐데. 위험하니까 타지마세요.’
말이 참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이상하게 하는 말마다 거슬렸다. 그러나 오기와는 별개로 그런 말을 들으니 의기소침해져서 영 기운도 안난다. 스쿠터에서 내리며 힘 빠진 소리로 얘기했다.
‘나 오늘은 안될 것 같애. 근데 포기는 안하고 자전거 빌려서 연습해보고 다시 타보려구.’
덜덜거리며 떨 정도로 무서웠는데 끝까지 배우고 결정하고 싶었다. 정말 되는 것인지 아닌지 정하는 것은 지금이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고맙게도 형종이와 동환이가 함께 자전거를 빌려줬다.
숙소로 돌아와 잠시 쉬고 있는데 어딘가 다녀온 미영이가 게스트하우스로 들어오고 있었다.
‘언니, 스쿠터 성공했어요?’
‘아니. 실패했어. 그래서 자전거 먼저 한 번 타보려고.’
‘그럼 제가 도와줄테니까 같이 해봐요.’
미영이의 그 말은 고마우면서도 용기를 낼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자전거를 안탄지 10년도 넘었기에 탈 수 있을지 없을지 나도 몰랐다. 우선은 미영이가 하라는데로 해보고 자전거라도 성공하길 바라는 심정이었다.
‘자전거의 중요한 점은 언니가 넘어지지만 않으면 돼요.’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지만 그 순만 그 말은 정말 명언이었다.
‘그래. 내가 넘어지지만 않게 해보자.'
무엇보다도 미영이가 가르쳐주는 방식이 큰 도움이 되었던 이유는 설명과 학습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드백이 있었다. 몇개를 가르쳐주면 나는 그대로 타본다. 그러면 내가 타는 모습을 보고 미영이는 어떤 부분이 개선되면 더 좋아질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하니 생각보다 빠른 시간안에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미영아, 자전거 엄청 재미있어!’
탈 수 있었다는 것도 신났고, 무엇보다 자전거를 타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다.
흔들흔들거리던 핸들은 어느새 안정을 찾았고, 혼자서 해가 질때까지 혼자서 맹연습을 했다.
일하러 치앙마이 #17

디지털 노마드, 한달살기 여행가 에세이
2016년 11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