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이야기▧
뜨거운 햇볕을 뚫고 걷다보니 어느새 료칸에 도착했다. 료칸의 이름은 '카이카테이'. 한자어로는 '개화정'. 우리나라 말로는 '꽃이 핀 집' 정도가 되지 않을까한다. 킨린호수를 다녀와서인지, 뜨거운 햇볕을 피하고 싶어서인지, 료칸 주변 경치를 즐길 겨를도 없이 바로 료칸 안으로 들어갔다. 가장 먼저 마주한 료칸의 접객실은 굉장히 고즈넉했다. 정말 눈으로 보기만해도 피로가 풀릴만큼 편안한 느낌이었다.
<자연과 잘 어울려있는 외관과 고즈넉한 실내>
료칸의 직원과 인사를 하고 방을 안내받았다. 료칸의 각 방들은 독채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독채 방까지 가는 길은 자연과 어우러져 너무도 멋있었다. 안내받은 방의 이름은 '코부시'. 뜻을 찾아보니 뜻 중에 '근엄한 옛 무사'라는 뜻이 있었다. 나에게 딱 어울리는 방이름이었다. 근엄과 진지의 아이콘 뉴위즈.
<방으로 가는 예쁜 길 - 사진>
<방으로 가는 예쁜 길 - 동영상>
<하룻밤을 책임져 줄 다다미방 '코부시'>
안내 받은 방 안은 생각보다 넓고 깔끔하고 시원했다. 방에 들어섰다. 직원이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가며 방 안의 이곳 저곳을 설명을 해주었다. 다다미로 연결되어 있는 바닥은 멋스러웠다. 거실과 침실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테라스(?)에서 개인 정원을 바라보는 뷰도 좋았다. 그 중 역시나 가장 좋았던 것은 개인전용 프라이빗 노천탕이었다. 마당에 온천이 있지만 사방이 막혀있어 내 마음대로 노천탕을 즐길 수 있었다. 겨울에 갔다면 실내탕도 개인전용으로 있어서 실내탕을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카이칸테이 다다미방의 모습>
방 구경을 마치고 미리 준비되어 있던 웰컴간식을 먹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피로를 풀기위해 노천탕으로 향했다. 다 벗었다. 정말 다 벗었다. 풀과 물과 나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자연인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노천물도 뜨듯한 것이 들어가자마자 몸이 나른해졌다. 따듯한 온천, 시원하게 부는 바람, 고개를 들면 보이는 맑은 하늘, 수풀들 사이에서 들리는 귀뚜라미 소리. 정말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다.
<프라이빗한 개인전용 노천탕/실내탕>
온천으로 피로를 풀고 준비되어 있는 유카타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나른해진 몸을 깔려있던 침구류에 누였다. '이 곳이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스르르 잠이 들었다.
.
.
.
1시간정도 잠을 잤더니 벌써 저녁시간이 되었다. 저녁은 당연히 미리 예약해둔 '가이세키'다. 방을 나가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가이세키가 준비되어있는 룸으로 향했다. 저녁을 먹는 룸도 개인전용으로 프라이빗한게 마음에 들었다. 룸에 들어서자 간단한 상차림이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조금씩 먹을때마다 코스요리처럼 각양각색들의 음식들이 들어왔다.
<입을 즐겁게 해준 최고의 가이세키 음식들>
먹기 바빠서 모든 음식들을 찍지는 못 했다. 그리고 음식 하나하나가 정말 맛있었다. 맛 없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 중 최고는 단연 와규였다. 버터를 살짝 발라 직접 구워먹는 와규와 야채 조합은 환상이었다.
<직접 구워먹는 최상급 와규>
정말 최고의 식사였다. 이 가이세키만 먹으러 온다고 해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정도였다. 후식까지 해치워버린 후, 다시 방으로 향했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린 료칸의 밤은 더 없이 아름다웠다. 이런 곳이라면 정말 스트레스 없이 매일을 힐링하며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어둠이 깔린 료칸의 밤>
방에 들어온 후 킨린호수 거리에서 미리 사 놓은 사케를 마셨다. 유후인의 지역 사케라고 해서 샀다. 솔직히 나의 입맛에 맞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사케는 와인과는 다르게 바디감이 별로 없고 깔끔한 걸 좋아한다. 유후인 사케는 바디감이 조금 있었다. 그래서 맛이 없진 않았지만 입맛에 맞진 않았다. 만약 나와 입맛이 비슷한 사람이 있다면 난 '하카타노모리'라는 사케를 추천하고 싶다. 바디감이 가볍고 깔끔한 맛과 마신 후 퍼지는 알콜향이 일품이다. 하카타 지역의 술집에서 종종 파는 것 같다. 꼭 '하카타노모리'를 마셔보길 추천한다. 뭐 어쨋든, 유후인 사케도 맛이 없진 않았으니 후딱 비울 수 있었다.
<마지막 밤을 달래 준 유후인 전통 사케들>
사케를 비우고나니 벌써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다. 료칸의 하루는 당연히 온천으로 마무리해야 인지상정. 다시 노천탕으로 나갔다. 달빛이 비추는 노천탕은 마지막 밤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히 예뻤다. 밤바람이 시원하니 온천 안은 더욱 따듯하게 느껴졌다.
<밤에 더욱 멋있었던 온천>
이제 정말 잘 시간이다. 포근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포근한 이불속에서 3일동안의 여행을 이야기하고 추억했다. 그리고 스르르 잠이 들었다.
.
.
.
다음 날 아침.
드디어 현실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만들 수 있는 추억은 이제 료칸에서의 조식 뿐이다. 일어나자마자 마지막 추억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했다. 조식이 차례로 나왔다. 역시나 맛 있었다. 이런 조식이라면 아침을 잘 안 먹는 나도 매일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조식을 먹는 동안에는 그 맛에 취해 아쉬움이고 뭐고 생각나지 않았다. 오로지 음식에만 집중할 뿐.
<정갈하게 준비된 조식들>
조식을 다 먹고 방에 들어왔다. 아쉬움과 함께 짐들을 챙겼다. 료칸에서 잡아준 택시를 타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료칸 직원들은 도로까지 나와서 배웅을 해 주었다. 하룻밤이지만 료칸의 매력에 푹 빠져있게 해주어 너무 감사했다. 떠나는 유후인의 하늘은 정도 없이 너무나 맑았다.
<유후인이여 안녕>
기차를 타고 드디어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너무도 빨리갔다. 조금 더 머물고 싶었는데 비행기는 또 얄궂게 연착도 되지 않았다. 정시에 도착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잊지 못 할 추억과 함께 아쉬움까지 만들어준 후쿠오카.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꼭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유후인은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