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것에 보팅을 해야 하는가?

neojew(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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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군사반란의 수괴였던 '전씨'가 광주에서 시민을 학살하고 정권을 잡았다.
대학에는 백골단출신 깡패들이 도서관이나 라운지나..지들 있고 싶은 곳에 자리잡고 놀다가
민주주의 구호를 외치는 학생이 있으면 두들겨패고 잡아갔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졌다가 시체가 되서 돌아오는 일도 있었다.

세상을 비판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그때 교수들은 전부 '어용교수'였다. 우리는 그들을 그렇게 불렀다.
84년에 경찰이 대학에서 철수한 이후에 학교는 구호와 깃발로 뒤덮였다.
진지한 학습과 토론 그리고 주장도 있었지만
천박하고 술주정과 다를바 없는 무례한 언행을 일삼는 운동권 학생들이 더 많았다.

그러나

그들에겐 깃발이 있었고,
완장이 있었고,
함께 소리치는 무리가 있었고,
뒤에서 구호를 만들어주는 공장이 있었다.

총학생회장이 하는 모든 말은 진리요 생명이었다.
온건한 의견을 피력하는 교수는 전부 '어용교수'로 낙인찍혔다.
군부독재에 빌 붙어서 민주주의 발전을 좀먹는 '회색분자!!'

온건파는 용납되지 않았다.

전두환편이냐?
아니면 민중의 편이냐?
조직의 지령을 따르느냐, 아니면 거부하느냐?
선택을 해라!!

나는 그따위 천박한 이분법적 사고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들은 나를 왕따 시키려고 노력했지만
나는 그들을 전따 시켰다.

당시 어리석은 운동권 조직원들에게 민주주의의 화신처럼 각인되어 있던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요즘 스티밋을 바라보고 있으면 80년초 그 시절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설마 이곳에도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자가 있고,
뒤에서 구호와 찌라시를 찍어내는 자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

현재 부패혐으로 공격받는 사람들에 대해 심하게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박근혜가 청와대에 앉아 있을때 당신들은 무얼 했는가?
지금 최씨일가와 부정부패를 통해 나라를 거덜낸 인물들의 비리가 밝혀지고 있는 이때에 무엇을 할것인가?
김구선생을 암살했던 안두희를 수년간 추격한 끝에 '정의봉'으로 처단했던 '박기서'씨의 후예가 될 것인가?
공권력에 의해 범죄가 밝혀진 그자들을 가스통이라도 들고 가서 처단할 용기와 희생정신은 있는가?

나는 이제 소심한 사람이 되어서 그런 용기가 없다.
나도 어느새 어용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곳엔 정의감으로 피가 끓거나 그저 눈치만 봐야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80년대 운동권이 다수를 상대로 위협하며 선택을 제시했던 것처럼
나도 이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강하게 말하고 싶다.

좋아요를 눌러서 보상을 해주는 곳이 스티밋이라면

딸랑 밝게 웃고있는 이빠진 할머니 사진 한장에 해야하는가?
아니면, 스크롤의 압박으로 팔목이 아플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내용이 담긴,
그러나 사람들의 어두운 욕망과 불평을 자극하는 현란한 문구와 그림에 보팅해야 하는가?

나는 행복하고 싶다.

그래서 딸랑 사진한장..
나를 보고 웃는 얼굴에 보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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