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과일을 먹은 뒤 씨앗에서 뿌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뿌리가 나오면 흙에 심곤 했었는데, 그중에서 제일 힘든 것이 금귤이었다. 8번 정도 실패를 하고 거의 포기 상태에서 다시 시도한 것에서 아주 작게 뿌리가 나온 것을 본 그날은 마치 온 세상을 다 얻은 듯 오버를하며 마냥 기뻐했다. 나는 이제 겨우 뿌리를 보았는데 내 머리는 금귤을 따서 먹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내 마음은 뿌리가 아닌 노란 금귤을 보는 것처럼 마냥 들뜨고 행복했다. 아마도 나는 "뿌리 = 열매" 라는 공식을 혼자 만들었던 거 같다. '그동안 포기하지 않기를 잘했다. 고맙다' 라고 말하며 조심조심 그 작은 씨앗을 흙에 심었다.
매일 아침 흙 속으로 들어가 눈에 보이지 않는 씨앗이 든 화분을 바라보며 언제 싹이 날까? 살아 있을까? 몇 년이 지나야 열매가 열릴까? 하는 생각들로 궁금증을 키웠다. 그리고 싹이 올라왔을 때의 감격! 여린 새싹이 그저 마냥 너무 이쁘기만 했다. 어린 왕자가 장미를 보았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그때 심은 금귤이 병충해도 견디고 나랑 이리저리 이사도 다니고 지금까지 같이 있다. 식물도 주인을 닮았는지 엄청 예민하다. 밖에 놓고 키웠더니 비실비실 병충해가 장난 아니었다. 약을 뿌리기도 했으나 그때만 조금 괜찮을 뿐 다시 또 비실비실. 작년엔 다시 뿌린 약이 너무 독했는지 나무가 거의 말라 죽어 갔다. 할 수 없이 잎을 다 잘라 주고 다시 방안에 들여놓았다. 한 달이 다 되어도 새잎이 나오지 않자 나는 이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죽었나? 설마... 아직 살아 있는데.... ' 그렇게 마른 가지만 있는 나무가 집안에 덩그러니...
집에 놀러 왔다가 본 친구는
"언니 왜 죽은 나무가 화분에 그냥 있어? 갖다 버려" 헉!! ㅠㅠ
"아니야! 살아 있어. 이 나무는 버릴 수 있는 나무가 아니야"
"죽었으면 버리는 거지, 왜 못 버려. 내가 버려줘?"
" ㅠㅠ 그러지 마, 살아 있어. 아직 살아 있는 나무야."
그동안 키웠던 많은 식물은 이사 다니면서 친구들에게 다 주고 친구들이 가져가지 않은 망고나무, 감나무, 귤나무 뭐 이런 식물들은 산에 가서 심고 오기도 했었다. 씨앗에서부터 키웠던 애들을 그렇게 다 떠나보내고 지금 나에게 남아 있는 건 이 금귤 나무 하나뿐이다.
금귤 나무는 한 달이 지나서야 작은 새잎이 나왔다. 그 작은 새잎을 보고 얼마나 감사하던지... '이제 다시는 너를밖에 내놓지 않을게.' 새로 나온 그 작은 잎을 보니, 마치 이제 내 인생도 다시 필 것 같은 안도감(?) 같은 느낌이 밀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살아난 금귤 나무의 새잎을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 뒤로 나무는 내 방 안에서 쑥쑥 파릇파릇 건강히 잘 자란다. 요즘은 가시가 너무 커져서 조심하지 않으면 가시에 찔리기도 한다. 그저 살아서 녹색 잎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나무. 그 나무를 보며 이제 나는 조금씩 욕심을 낸다. 너에게서 나는 꽃향기를 맡을 수 있을까? 금귤을 볼 수 있는 거니?
인터넷에서 열심히 검색한다. 인터넷에서 나오는 방법은 접붙이기뿐이다. '정말? 그냥 시간이 지나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것이 아니었어?' 너마저 다른 나무의 도움이 필요한 거야? 열심히 다시 검색한다. 이곳에서 접목 나무 구하기도 어렵다. ㅜㅜ 빛나는 검색질 결과 꽃이나 열매를 보려면 접목을 하거나 아니면 10~20년 기다리면 꽃이 핀다고 한다. 정말 그렇게 오래 걸리는 걸까?
나무가 비실비실할 때는 '제발 살아만 줘' 이러다가 이제 건강히 녹색 잎을 보여주니' 꽃향기를 맡고 싶어~' 이러는 내 마음이라니...
여러분들과 무엇을 나누어야 할지 잘 몰라서 격하게, 더 격하게 고민하는 myhappycircle 입니다. 요즘 저는 여러분들과 계속 소통하며 남아 있기 위해 방황에서 발악(?)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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