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의 파란 색은 아침으로 가는 새벽인 것 같기도 하고 새벽으로 가는 밤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조그만 달빛 혹은 햇빛을 받아 작은 생명을 틔우는 나무 한그루와 그 앞에 또 다른 희망을 틔우는 책 읽는 한 아저씨가 있습니다.
표정없이 앉아 한 손을 바닥에 짚고 한 손에는 책을 들고 있는 아저씨의 표정이 행복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고단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여기는 지하 정원입니다.
왠지 지하와 정원은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누군가는 이곳에서 생명을 꿈꾸고 희망을 노래합니다.
지하철 청소부 모스씨를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지하철이 들어올 때마다 뭐닞 모를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사람들의 수근거림에 아저씨는 터널 안으로 들어갑니다.
사실 경력이라 할 것 없는 짧은 직장 생활을 할 적에는 내게 주어진 일만 하고 퇴근시간 되면 퇴근 하고.
딱 거기까지만이 저의 직장생활에 대한 소신이었기 때문에 모스씨가 왠지 범상치 않아 보였습니다.
역시나 모스씨는 터널 안 바닥에 고인 물과 벽에 앉은 검은 때를 발견하고는 스스로 틈틈이 청소를 하기 시작합니다.
검은 벽이 본래의 푸른빛을 되찾아 가고 모스씨는 터널 벽에서 땅 위로 통하는 환기구를 발견합니다.
모스씨 머릿 속에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집 화분에 심어 두었던 작은 나무를 옮겨 심고 늘 푸른 넝쿨도 함께 심어 어둡고 차가운 터널 안에 아저씨만의 아담한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버려졌던 한그루의 작은 나무가 모스씨의 투박한손을 통해 햇빛을 받고 빗방울도 받아 마시며 저벅저벅 아저씨의 발소리를 들으며 부지런히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어 땅 위로 살짝 가지를 내밀었습니다.
도시 한복판에 사람들이 머물다 갈 수 있는 작은 쉼터가 생겨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풀 냄새 가득한 정원이 있습니다.
이제는 백발이 된 모스 할아버지는 오늘도 승강장 청소를 마치고 지하정원으로 익숙한 발걸음을 옮깁니다,
누군가의 소박한 꿈과 열정이 다른 이들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에 감동합니다,
작은 묘목이 큰 나무가 되기 위해서는 족히 30년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요?
그 긴 시간을 변함없이 묵묵히 걸어 온 모스씨는 그 어떤 누구보다 성공하고 행복한 인생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신나간 여자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루핀 꽃씨를 뿌렸던 미스럼피우스도,
버려진 땅에 도토리 100알을 묵묵히 심었던 양치기도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원대한 꿈에서부터 시작 된 것은 아닐것입니다.
오로지 자신의 소박한 꿈이고 행복이었던 꾸준함이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 것이겠지요.
이제 우리도 마음 속에 작은 꿈 하나 심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