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마인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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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마인을 시작하며
2018.7.30.
김리뷰

어, 니가 왜 여기에 있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잘못된 건 없다 싶다. 이곳은 글 쓰는 플랫폼이고,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니까. 야밤에 급하게, 이런 원고를 써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채무자이기 때문이다. 워니 작가님은 내게 있어 인생의 좋은 선배님이고, 스타트업 바닥을 경험하게끔 길을 열어준 은인이자 연사님이시며, 농구장에서는 센터이지만 계약상으로는 채권자다.(웃음) 그러니까 난, 올해 초 말아먹은 회사 때문에 작가님께 돈을 빌렸고, 작가님이 크게 벌이는 이 플랫폼에다 글을 쓰는 일은 내 심리적 부채의식을 닦아 없애는 작업인 셈이다.

사실 제안을 받은 것은 이번 달 초다. 주제의 제한도 없고, 마감도 없고, 플랫폼 초기에 좋은 글(내가 쓰는 글이 본질적으로 좋은 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에 대한 필요가 얼마나 큰지 알고 있기 때문에 흔쾌히 수락했다. 그런데 뭐랄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은 든다. 사실은 서포터로서 부담 없이 시작한 레이드인데, 내가 탱커가 되면 어쩌나 하는 염려가 있다. 난 김리뷰로서 글을 쓰는 일이 조금 질렸고, 사실상 인지도라거나 이미지 같은 것도 썩 좋지 않은데…. 개인적으로 부담감을 느끼는 일도 문제지만 혹시 내가 싼 똥이 누를 끼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된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이미 돈은 빌렸고 마음은 무겁다. 앞으로 여기에 쓰는 글은 정기 채무자 신고와 개념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그래도 이왕 쓰는 거 잘 쓰고 싶은 것이 글쟁이 마음이다. 혹시 아는가? 이 플랫폼이 뜬금없이 겁나 커서 페이스북을 인수할 만큼 커지면… 그땐 사당에 있는 중국집을 인수해서 매일 짜장면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행복한 나날이다. 아무쪼록, 일기가 됐든 뻘 소리가 됐든 비정기적으로 글을 써낼 생각이다. 한편 작가님은 반지성적으로 흘러가는 콘텐츠 바닥이 염려되는 모양이지만… 작가님. 제 글만큼 반지성적이고 반사회적인 글도 없어요. 정말이라니까요.

마나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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