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이유 없이 무엇이든 구매하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까맣게 있고 있던 위시리스트가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20년도 더 전에 한번 가지고 싶었던 시계 같은 것 말입니다.
인터넷에서 DBC-32D-1ADF를 발견했습니다.
이 시계가 아직도 생산하고 있다는 것도 놀랍고 이 시계가 여전히 내겐 멋지게 보이는 것도 신기합니다.
당시에는 너무 비싸 소박한 용돈으로는 어림없는 물건이었지만 지금은 터무니 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아마 Made in Japan 이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공산품의 고향 Made in China 입니다. 수십년의 원가 절감의 노력을 느낄 수 있는 가벼운 마분지 상자에 소박한 스폰지가 포장의 전부입니다. 무엇보다 터무니 없이 가볍습니다. 줄은 스테인레스 입니다만 손으로도 쉽게 구불어질 만큼 얇고 본체는 설마 했던 플라스틱에 은색 도장입니다. 도장이 먼저 시간보다 세월을 표시할 것 같습니다.
당시 최첨단 제품이 지금은 터무니 없는 기능이겠지만 하루면 다하는 요즘 스마트 시계에 비하면 10년이라는 어마무시한 베터리 수명입니다.
정말 필요한 기능 이었지만 지금은 필요없어진 전화번호 저장 기능입니다. 25개 전화번호 저장이 가능합니다. 모든 정보가 스마트폰으로 옮겨진 후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 필요 없는 기능입니다. 내 스마트폰의 IMEI 번호를 백업으로 저장해 둘까 싶네요.
핵심 기능인 전자 계산기입니다. 스마트폰에도 있는 뻔한 기능이지만 더 빠르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항상 손목에 달려 있을 테니까요.
가장 유용한 환율 계산기입니다. 환율을 한번은 입력해야 하지만 직구 할때나 출장에서 요긴합니다. 이 기능이 결정적인 지름신의 은총으로....
5가지나 되는 영영 쓸일 없어보이는 알람기능도 있고
타이머 였으면 좋았을 스톱워치도 있고
외국에서 일하는 동료들과 같은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듀얼 타임은 써머타임 (Day Light Saving) 기능도 됩니다.
기대하지도 않은 신기한 기능인 손목을 들면 조명이 자동으로 켜지는 기능입니다. iWatch에서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한 기능인데 당연한 듯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그리고 좋아하는 물건은 끝없이 변합니다. 그 변화의 시간 속에 타임캡슐에서 꺼낸 듯한 물건이 꾸준히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그리고 꾸준히 찾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디자인도 기능도 이런 생각 때문인지 제 맘에 꼭 들어 어떤 고가의 시계보다 아껴 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