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 양극화의 원인은 두말할 것도 없이 재벌대기업이다. 현재 재벌 대기업엔 800조에 가까운 사내유보금(기회자산)이 쌓여 있으나 일반 가계는 빚만 1500조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부자증세에 해당하는 대기업 법인세나 부동산세가 매우 낮고, 자동차세, 주민세, 담배세같은 서민증세는 매우 높다. 또 걷은 세금을 국민복지로 돌리기 보다는 해외투자하여 대기업을 키우는 식으로 일자리를 만드는데 전념한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는 급격하게 사라질 전망이며, 이젠 세계적으로 보편적 복지를 논의하는 시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선진국가중 복지가 최하위권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법인세나 국토보유세같은 부자증세를 통한 복지예산의 확보를 전혀 안하고 있다. 이는 재벌이 자본을 통해 언론에 사법까지 장악한 탓이며, 정계 진출에도 성공하여 입지를 다졌기때문이다. 괜히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는게 아니다. 결국 극우세력이 기세등등한 양당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정계진출로 이익을 창출하려는 재벌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재벌에 거스르는 것은 어려워 진다.
과거 노무현의 참여정부가 그랬다. 애초에 참여정부는 삼성과의 동맹으로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기획한 것이었고, 노무현 정부의 경제관료는 삼성출신으로 채워졌고 삼성에서 만든 정책을 정부의 비호아래 집행했었다. 이런 정경유착은 최악의 부작용을 낳았는데, 바로 아파트 분양원가 비공개, 이중곡가제 폐지, 법인세 인하,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 폐지, 비정규직 관련 법안과 고용허가제 등 온갖 노동악법이 탄생했다. 즉, 재벌개혁은 커녕 더 많은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다. 결국 농민단체, 노동단체등의 진보세력은 노무현과 싸워야 했다. 노무현은 좌우 가릴것 없이 고립되었으며 참여정부는 망했다. 아니 MB정권이 그 뒤를 이어 더 악랄했다. 우리가 여기서 알아야 할 건, 문재인이 참여정부의 비서실장이었다는 것이다. 비서실장이란 실질적인 행정부 국정의 2인자로 통하며, 대통령의 오른팔로 국무총리나 여야 당대표와 교섭한다. 즉, 문재인은 당시 참여정부의 구심점이나 다름 없었으며, 결코 혼자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과연 문재인은 참여정부의 실패를 통해 뭘 배웠는가? 문재인은 일단 재벌대기업과 싸울 생각은 전혀 없는 듯하다. 왜냐하면 대선공약에서 재벌대기업 순환출자 해소 공약을 파기했고, 대기업법인세 인상에 반대했으며, 국토보유세도 사실상 반대했다. 또한 참여정부에 있었던 삼성출신이자 한미FTA를 주도했던 김현종과 삼성뇌물수수범이자 현 JTBC의 실질적 주주인 홍석현을 다시 끌어들였다. 그러나 참여정부와는 다르게 삼성출신을 대놓고 등용한 건 아니다. 재벌저격수라 불리는 김상조같은 인사들도 등용했기 때문이다.(현재 문재인 정부의 재벌담당인 김상조는 재벌의 자발적 변화 운운하며 재벌규제 안하겠다고 못박았다) 이 정부가 과연 성공할까? 여기서 성공의 기준은 우리들의 실질적인 삶이 개선되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궁극적으로 복지가 개선되고 비정규직이 정규화되고 물가가 낮아지고 재벌과 함께 우리가 잘 살게 되겠냐는 거다.
글쎄, 재벌과 싸우지 않고 재벌의 힘을 빌리고 재벌의 세습경영을 도와서 좌정권을 유지한다? 그걸로 현상유지는 될지 언정 우리의 삶이 나아질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