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기억한다. 남자에게는 재능이라곤 약간의
기억력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발휘되는 능력 덕에 회삿밥을 벌어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사실. 그렇기에 남자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괴롭다.
[정말, 아빠때문에 속상해]
[코인으로 백만원 벌었다니까, 지금이라도 팔라는거야]
[그래서 절반 팔았어.]
어제 점심, 여자는 남자에게 메세지를 보냈었다.
코인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었고, 코인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본 적이 없는 남자는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생각할만한 상상력은 가지지 못했었다. 따라서 비극은 아무 예고없이,
[아까잖아. 굳이 왜 팔아] 라는 남자의 회신을 타고
시작되고 있던 것이다.
어제 저녁, 폭락하던 가격은 잠깐의 반등을 보여주며 남자의 죄책감을 씻어주었지만
오늘 아침, 다시 급락하는 가격은 남자에게 경솔한 언동은 죄악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12월9일 오전,
이천오백만원이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천사백만원을 향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