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나.
아니, 평범하길 꿈꿨던 나.
떨리는, 두려운 마음을 감추고 겉으로는 애써 평범한 척 웃음을 지었던 나.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그 평범이 뭐라고 그렇게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척, 겉으로 보이는 그들의 모습과 같아 보이려 노력했는지..
겉으로는 그저 평범하게만 보였던 그들 안에서도 사실은 각자의 마음의 파동이 있었음을, 보이는 겉이 전부가 아님을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뼛속까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고립감.
‘이 넓은 세상에 나는 혼자야..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야..’라는 생각과 그 생각이 불러 일으키는 감정은 세상을 등질 정도로 끔찍한 외로움을 가져온다.
나는 안다.
내가 얼마나 두려웠는지를.
내가 얼마나 외로웠는지를.
얼마나 나를 이해해주는 그 한명을 갈망했는지를.
얼마나 사랑 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었는지를.
그리고 이제는 안다.
나는 사실 사랑 받고 있었음을...
내가 두려워했던 세상은 없었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들 각자의 외로움과 고통을 지니고 살았음을.
내가 글쓰기를 시작하고 얻게 된 가장 큰 수확은 나 혼자만의 감정이라고, 그래서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못할거라고 여겼던 그 감정들이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었던 것이고, 더 나아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내성적인 나는 쉽게 사람들에게 내 마음을, 내 힘듬을 털어놓지 못했고, 그래서 본의 아니게 나만의 외로운 유리막에 스스로를 가두어 놓았는데,
내 마음을 털어놓지 않고서도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독서를 통해 타인의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고,
시공간이 모두 다른 곳에서 살아온 두사람(저자와 독자)이 사실은 이토록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살았다는 것.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는, 그 당연했던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어 안도하고 감춰왔던 눈물짓고 마음 한켠이 시원해지고 또 따뜻해지는 그 신기한 경험..
그 신기한 경험이 끝난 후에 보는 세상은 전과는 다르며, 나의 용기는 1그램 더 늘어나 진짜 되고 싶었던 나의 모습이 될 수 있는, 나의 길을 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나는 그래서 작가의 꿈을 꾸게 됐고, 어디에선가 나처럼 나 혼자라고, 나는 세상에서 쓸모없는 존재라고 마음 깊숙히 믿고 있는 그 잘못된 믿음을 하루라도 더 빨리,
그 외로운 유리막을 같이 깨줄 수 있다면,
거기에 나란 사람의 경험과 느낌이 도움이 된다면,
내 인생도 가치 없는 것은 아니라고 여기게 되었다.
나와 같은 사람들,
세상에 많을거다.
자신의 가치를 믿지 못하고 이게 아닌데.. 하면서 계속 방황하는 사람들.
그 방황조차 가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 방황의 끝에는 하찮은, 쓸데없는 것들을 벗어던진 본연의 나를 발견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
그리고 그 길에 ‘나는 혼자가 아니야..’ 우리는 사실은 함께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우리는 언젠가는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 한다.
그리고 그 길에는 언제나 ‘우리’가 함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