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치여 상처받고 남의 눈 신경 쓰다보면
정말 사람들 신경쓰지 않게 혼자만의 시간이 아주 아주 많았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혼자 책도 읽고 혼자 산책도 하고 음악도 듣고..
그런데 나의 과거를 가만히 돌아보면
희안하게도
내가 가장 행복했었다고 회상되는 때는
혼자의 시간을 즐겼던 때가 아니라
마음이 통하는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때였다.
그와 나는 마음이 통했고 억지로 신경쓰지 않아도 편했고 같이 있어도 혼자인것처럼
불편하지 않은 그런 사이였다.
그런 사이인 사람과 함께 어떠한 일을 했을 때, 그게 공부든 여행이든 놀이든.
나는 그때를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로 회상하고 있다.
참, 종종 느끼는건데 내가 원한다고 의식적으로 바라는 것들이 사실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과 만나는 행운은 내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인연의 힘이 크다고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왜 이리 사람이
반갑지 않은 것인가.
강신주는 이렇게 말하더라.
고독은 사실 즐기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라고.
그리고 우리는 덜 외로웠다고.
더 외로워야 한다고.
그러면 지하철에서 만나는
조선일보를 타도하는 아저씨조차
눈물겹게 고마울 거라고 말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 생각이 든다.
나는 아직 덜 외로운 것이다.
더 외롭고
더 배고파 봐야
나는 사람의 소중함을,
이 순간의 소중함을 알 것이다.
그리고 더 외로워지고
더 배고파지기 전에
내가 그 진실을 알았으면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나는 아직 덜 외롭고
덜 배고프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나는 사실 아직 행복한 상태이기 때문에
행복한 줄 모르는 것이다.
나는 덜 외롭고 덜 배고프다.
내가 사실은 행복한 사람이라는걸
내가 알아줘야 한다.
인생을 벌써 절반 가까이 산 거 같다.
그냥 영문도 모르고 혼돈스러운 세상에
외로이 혼자 상처받고 나의 상처를 숨기면서
그나마 한두명이라도 나와 마음을 교류할
사람을 찾았던 세월이 있었고,
나름 변화를 꾀하면서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냈던 세월도 있었고,
지금은 내가 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 나의 가치를 느끼는 인생을 살고 싶어 그 길을 탐색하는 중이다.
역시 그 길에서 사람에게 상처 받기도
상처를 주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이 길엔 그래도 나와 마음을
교류하는 사람이 다행히 있다.
그래서 나는 지치려 하는 마음을 다잡고
용기를 내 그 길을 탐색한다.
남녀를 떠나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의 격려가
인생길에 너무나도 필요한 것 같다.
그 사랑은 아무리 밖이 가시덤불이라도
그게 가치가 있다면 기꺼이 피를 흘리게 한다.
내가 이토록 사랑을 받았으니
나도 세상에 보답해야지 하고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원래 이기적이라 그런지 몰라도
책에서는 늘 먼저 사랑을 주라 하지만
실상은 내가 먼저 넘칠듯한 사랑을 받아야
그 미안함과 세상에 대한 고마움의 대가로
나를 기꺼이 바치고 싶어지는 것 같다.
어머니에게 이런 사랑을 넘치도록 받는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가장 금상첨화였겠지만
안타깝게도 나에게 주어진 환경은
그렇지 못했고
난 이미 다 컸다 하더라도
내가 아직도 이 세상에서 받는 사랑이
크다는 것을 내가 느낄수만 있다면
나도 사랑을 주는 존재가
이 세상에 도움되는 존재가
되는데 나를 기꺼이 바칠 것이다.
그래서 인연이 중요하고
이만큼 살다보니 그래도 운명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는 있는게 아닌가 싶다.
인간은 원래가 고독한 존재고
원래가 이기적인 존재인 것 같다.
너무 아둥바둥하지 말고
너무 자신을 탓하지도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정도까지
해보는 데까지 해보고
나머지는 놔버리는 것도 인생을 사는
한 비결이 아닐까 싶다.
너무 잡으려 하면
더 멀어진다.
너무 행복해지려 하면
자꾸 불행이 느껴진다.
순리대로 되게,
어느정도는 그냥 놓아버리고
나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나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한번쯤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