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면서 기억해야 할 두가지

megaspore(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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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의 종현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참 인생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

확실히 무슨 병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나 노홍철이 검진을 받은 후 어떤 병이 의심되어 결과를 기다리던 중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아, 정말 지금까지 하고 싶은 대로 살길 잘 했구나’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타인(대부분은 부모님)에 의해 보호 받고 타인(선생님 등)에 의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교육 받고 타인(친구 등)에 의해 내가 이 세상에서 어떠한 존재이며 어떠한 가치를 가진 사람인지 짐작하게 된다.

그러한 타인이 우리에게 부여한 가치가 내 가치려니 하며 그 나에게 주어진 이미지에, 그 기대에 걸맞게 자신도 모르게 그대로 행동하게 되며 스스로도 내 자신이 그러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그 이미지에 걸맞게 살아간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머리가 커지면서 갑자기 자신에게 다가오는 의문들, 마음의 아픔들.
그러면서 우리는 생각한다.

‘뭐지? 뭐가 문제인거지?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은거지?’

이러면서 우리는 이제까지 당연한 줄 알았던 우리의 삶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고 방황하게 된다.

우리는 항상
‘착해야 된다.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
공부를 잘 해야만 나중에 인생을 잘 살 수 있다. 돈이 없으면 사랑도 소용 없다.’등
그것의 진위 여부를 떠나 우리가 그것의 진위를 확인해보기도 전에 살면서 무수히 원하든 원치 않든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가치관을 주입당했다.

하지만 살면서 삶의 의문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당연하게 여겨왔던 나의 삶의 방식에 대해, 나의 가치관에 대해 드디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게 된다.

종현도 아마 오랫동안 방황했으리라. 그 방황의 길에 누군가가 방황하는 그를 눈치 채고 그와 함께 해줬다면. 힘들어하는 그를 알아주고 사실은 나도 그렇다고 껴안아주었다면 그는 아마 아직도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그의 유서에 담긴 말 중 이 말이 가장 뇌리에 남는다.

“나는 오롯이 혼자였다”

맞다.
사람은 각자의 성향이 어찌됐건 기본적으로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고립되어 있다는 것을 가장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우리에게 가장 큰 행복감을 주는 것은 바로 내가 누군가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유대감이다.
(어정쩡한 억지 유대감은 사람을 오히려 더욱 더 외롭게 만든다)

물질적인 거리는 크게 상관이 없다.
평생 한이불을 덮고 잔다고, 평생 한솥밥을 먹었다고 해서 저절로 유대감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가장 견디기 힘든 외로움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느껴지는 외로움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가까운 사람(가족,친구,연인)이라면 그때는 정말 인생에 회의를 느낄 정도로 괴로움을 느낀다.
단지 혼자이기 때문에 느끼는 외로움은 사실상 그런대로 견딜만하다.

유대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려는 ‘진실한’ 소통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내가 먼저 그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

종현은 자신이 작곡한 ‘놓아줘’라는 노래 가사에

‘세상에 지친 날 누가 좀 제발 안아줘,
눈물에 젖은 날 누가 좀 닦아줘,
힘들어하는 날 제발 먼저 눈치채줘,
못난 날 알아줘, 제발 날 도와줘’

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 가사를 쓰면서 제발 죽어가는 나를 누군가 알아주길, 나를 진심으로 껴안아주길, 나를 살려주길 바라고 또 바랬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 바램은 이뤄지지 않았고 그는 고통을 못 이겨 결국 고통 없는 세상으로 떠났다..

“나는 오롯이 혼자였다” 라는 그의 말..

그렇다.
나도 꽤 오랜 세월을 힘들어하며 지냈던 것 같다. 내가 힘들어 할 때 내 주위에서는 내가 힘들어하는 것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왜냐면 나는 계속 밝은 척을 했으니까.
내 자신이 나를 드러내지 않았으니까.

그들에게 나는 그저 잘 웃는 착한 말 잘 듣는 아이였고 그러한 그들은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왜 내 마음을 드러내지 못 했을까.
왜 나는 행복하지 않다고, 힘들다고, 나를 안아달라고
말하지 못 했을까.

그것은 아마도 그것은 나에게 거는 사람들의 기대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너는 착한 딸이어야 해’
‘너는 밝은 친구여야 해’

너는 이래야 해.
너는 이렇게 살아야 해.

이래야 해. 너는 이래야 해..

이러한 나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내가 나를 솔직히 드러내지 못 하도록 만들었고 드러내지 못 하고 점점 더 깊숙이 감춰왔던 나의 상처는 회복되지 못 하고 곪아갔던 것 같다..

우연한 기회로 나의 이야기를 처음 다른 이에게 알리게 되었는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이야기에 공감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그 뒤에 용기를 내어 숨겨왔던 나의 마음을, 내가 힘들었던 이야기들을, 나의 감춰왔던 생각들을 글로 써서 사람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나의 마음을 글로 털어놓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사람들은 나에게 거는 기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의 글을, 나의 마음을 보는 이 사람들은 나를 전혀 알지 못 하는 사람들이었기에 그들은 나에게 어떠한 기대도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그들에게 솔직한 내 마음을, 오랫동안 혼자서 감추어두었던 그것들을 내보일 수 있었다.

종현도 음악을 통해 자신을 내보였으나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이것이 그저 그의 재능일 뿐 그의 진심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다.

자신의 마음을 팬들에게, 또 의사에게 털어놓았던 그는 자신의 고통을 진정으로 알아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한명도 없다고 느끼며 깊은 좌절을 느꼈고 그럴수록 그는 웃는 가면으로 자신을 감추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에 맞게 말이다.

그가 안타까운 선택을 하기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팬들과 (허울 뿐인)소통하는 동영상을 보았다.

자신의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기 위해,
끊임없이 젤리를 씹으며,
쉴 새 없이 자신의 머리를 매만지며
주의를 분산하려는 모습.

눈물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미 울고 있는 그의 눈..
그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그는 울고 있었다.
그는 그때 오롯이 혼자임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동영상 마지막에 그는 “안녕”이라는 말을 여러번 반복했다. 누군가 자신을 잡아주길 바라듯이 여러번

“안녕, 안녕, 안녕...”

그리고 마지막 그 순간에도 그는 결국 가면을 벗지 못 했다. 그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맞게’ 말이다.

이번 종현 사건을 보면서
다시금 강하게 드는 생각은 두가지다.

첫번째는

진짜 ‘내 맘대로 살아야 한다’

는 것이다.

나는 이제 ‘-해야 한다’ 라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
내 인생의 모든 ‘나는 -해야 한다’를 ‘나는 -하고 싶다’로 바꾸는 중이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해야 한다’라는 말을 꼭 써야 할 것 같다.

그것은 바로

‘내 맘대로 살아야 한다’ 는 것이다.

내가 마음 가는 대로,
정말 내 마음이 원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만큼은 정말 그렇게 ‘해야 한다.’

내가 약한 사람이라도, 비록 용기가 없어도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나는 내 마음 가는 대로 살아서 그 행복을 이 세상에 남겨줄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그 곳에 우리의 존재 이유가 있다.

두번째는

‘내가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

는 것이다.

바쁜 세상이기에 우리는 먼저 내가 스스로 그에게 다가가지 않으면, 내가 먼저 적극적으로 그에게 내 마음을 표현하지 않으면 그는 나에 대해서 알 수 없다.
가까워질 수도, 나의 마음을 알아줄 수도 없다.

비록 그가 나에게 어떠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내가 먼저 그에게 마음을 열고

‘나는 사실은 이러한 사람이다’
‘나는 나의 방식으로 당신에게 다가가고 싶다’
‘나는 당신과 진실로 가까워지고 싶다’

라고 내가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

‘더이상 기다리지 말고’ 말이다.

또 새해가 다가왔다.
올해 수고한 우리 자신에게 잘 했다고 토닥토닥 다독여주자. 내년엔 더 잘 해보자고 말이다.

더불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쑥스럽지만 한마디 건네주자. 올해 정말 수고 많았다고 고맙다고 말이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면서.

내가 글을 쓰다가 생각해 낸 내가 생각해도 너무 멋진 말이 있다. 모두와 공유하고 싶다.

“우리는 서로 껴안고 가야만 살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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