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트리입니다.
어제는 어버이 날이었죠.
퇴근하자마자 아이들 셋이 우르르 몰려나와 쭈뼛쭈뼛 나란히 섭니다.
뒤에 무언가를 감추고 말이죠.
이쯤하면 센스있는 아빠는 '오늘이 어버이 날이니 편지든 선물이든 있겠군..'이라고 눈치를 챕니다.
아니나다를까 엄마, 아빠를 함께 불러 세우고는 편지를 전해 줍니다.
누가 정해주진 않았지만 첫째->둘째->셋째 순으로 말이죠.
학교와 유치원에서 만들어 온 이쁜 카드도 있고, 좀 전에 다녀온 태권도 도장에서 따끈따끈하게 적어온 어버이 날 칭찬카드도 있네요.
이 칭찬카드를 보니 부모로서 자아성찰(?)을 해보게 되네요.
1호의 칭찬
부모님께: 어머니 아버지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저희 엄마아빠는 운전도 잘하시고 요리도 잘하시고 돈도 많이 벌어요.
초등학교 5학년인 큰 아이의 공책 글씨를 보면 이거랑 다른데..
평소 글씨와 다르게 굉장히 노력해서 쓴 글씨네요. 기특하다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물론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지만 동심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진실규명은 미뤄둡니다.
2호의 칭찬
부모님께: 저를 키워 주시고 자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 엄마의 음식은 짱짱 맛있습니다. 우리 아빠는 라면을 잘끄림니다.
역시 초등학교 3학년 둘째는 집에서는 망나니 개구쟁이인데 밖에서는 진중하군요.
첫째 둘째가 이야기 한 것처럼 엄마가 요리 잘하는 건 인정!
뭐 먹자고 하면 찾아보고 뚝딱뚝딱 맛있게 만드는데 신혼 때부터 음식 만들다 실패해서 버린 기억은 딱히 없습니다.(감사한 일이죠!)
그리고 둘째에게는 아빠가 엄마보다 라면을 잘 끓인다고 주장했던 게 먹혔나 봅니다.
이렇게 라면 셔틀이 되어갑니다. ㄷㄷㄷ
3호의 칭찬
다른 사람들에게: 엄마가 노라줘서 조아요. 아빠
6살짜리 막내의 칭찬카드네요.
6살짜리가 직접 뭔가 쓰려고 노력하는 게 참 대견합니다.
막내가 이제 혼자 책도 읽을 줄 아니까 정말 많이 편해졌습니다.
물론 어제는 계속 베이블레이드 팽이갖고 놀자고 해서 몇 번이나 놀아줘야 했죠.
형들이 같이 안놀아 주거나 사람 부족하면 꼭 아빠를 부릅니다. ㅋ
저기 아빠 부분은 쓰려다가 시간이 다 된 건지... ㅎㅎ
자녀로써 어버이 날을 맞는 게 당연하지만, 이제는 부모로써 어버이 날을 맞는 것도 조금 익숙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큰 아이가 처음 유치원에서 카네이션을 만들어 와서 달아줄 때 참 벅찼었는데, 그 때가 벌써 7년이나 지났네요.
힘들기도 하지만, 이 때도 다시 돌아본다면 인생에서 추억이 많이 남을 시간이겠죠.
부쩍 커버린 큰 아이만 봐도 어릴 때가 다 지나버려서 아쉽다는 생각이 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