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는 지은탁이 그대로 커서 어른이 된 것 같았다. 은교를 기대한 건 잘못이었지만 은교를 닮은 미경이 있어 다행이었고 학수는 딱 얌마 도완득이 커서 랩퍼가 된 듯했다. 말괄양이 '써니'들은 커서 결국 조연 밖에 못 됐다.
부안이든 변산이든 어찌된 게 제대로 된 악당 하나가 없으니 이준익 감독이 보는 세상이 참 편해졌다. 그 광기 어리면서도 깊은 연민을 주었던 임금은 이제 없는 세상이다. 그러니 지금의 춤과 노래는 공길의 그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되려고 했으나 비행기값이 모자라 하와이까지는 못 가고 괌 정도에 머물렀고 '봄날은 간다'가 되고 싶었으나 상우는 영 철이 안 들었고 은수는 너무 순정적이었다.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의 잘 만든 한 에피소드 같은, 지나치게 희망적인 그래서 '자본주의 리얼리즘'이란 게 있다면 이 닭살 돋는 낙관주의 같은 게 아닐까 싶은, 몇 달 지나 명절 특선영화에서 봤다면 눈물 콧물 흘리며 박수 칠 수도 있는 보통의 중국집에서 보통의 짜장면을 먹은 느낌이다. 배 고픈 이라면 맛집이라고 좋아요를 꾸욱 누를 수도 있다.
노을이 그렇게 아름다운 건 먼지 때문이다. 청춘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뭘까. 박열, 동주와 함께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의 마지막 편 '변산'에서는 뭐라고 답을 할까. 희망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시기 하고 우정과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나이브하다.
참, 랩이 주요 테마라 그런지 버스킹 장면에 나오는 노래가 인상적이었다. 배우 박정민은 랩퍼 역에 전혀 어색하지 않더라. 고생 많이 했겠다. 근데 계속 양꼬치 앤 칭다오 정상훈이 떠올라 혼났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