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와 평화

mara8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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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파장하고 들어와 찬장을 뒤져보니 고등어 깡통이 있어 뚝딱 만들었다. 찌개라기보단 찜에 가깝다. 김치가 잘 익어선지 맛이 기가 막히다. 그래서 먹다 말고 제대로 플레이팅 해서 한 컷 찍었다. 땀 한 바가지 쏟으며 밥 한 공기를 두 공기 먹듯 아껴 먹었다. 하던 전쟁도 멈추는 게 관례인 올림픽에서까지 남의 허물 들추고 시비 걸려는 작자들이 안팎으로 설친다는 뉴스에 소주가 당기지만 남은 감기 기운에 패쓰하고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을 다시 본다. 때마침 추첨에서 떨어졌다는 확인사살 문자까지 와서 애를 끓이지만 가슴이 뛰다가 눈시울이 붉어지다가 하니 공연장이 따로 없다. 성추문에 법비에 밥맛 없는 세상이지만 오늘만큼은 웃고 울자. 단일기 나부끼며 우리는 하나다 외칠 수 있는 이런 날을 허투루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아, 이럴 땐 나도 돈이 많아 제일 좋은 자리에 앉아 개막식 구경하고 싶다. 재용이는 좋겠다. 시바,, 각설하고, 태평양을 뛰어놀던 고등어 한 마리가 낡은 냄비 속으로 풍덩 뛰어들더니 정수리에서 콧등에서 등줄기에서 땀인지 눈물인지 도통 알 수 없는 생의 육수가 주룩주룩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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